학수연 "조희연 교육감, 인헌고 학생 낙인찍은 공범"

23일 오후 3시 '전국학생수호연합' 대표 김화랑 학생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준 기자

23일 오후 3시 '전국학생수호연합' 대표 김화랑 학생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준 기자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서울 인헌고 특별장학 결과를 반박하는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23일 오후 3시, ‘전국학생수호연합’(학수연)은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학수연 소속 학생 7명이 참여했다.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학수연은 “인헌고 교사 A씨는 어떤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학생 갈등을 조장하고 그 뒤에 숨었다”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 것이 아니라, 편 들어주기 식으로 묵인하고 학생의 목소리를 ‘친일적’ ‘혐오적’이라고 낙인 찍는 성명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도중 삭발식도

발언자로 나선 학수연 대변인 최인호 학생은 문제가 된 인헌고 교사 A씨의 이력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A씨의 일대기는 대한민국 공교육에서 자행돼 온 사상 주입의 집약체고, 이를 묵인하고 조력한 교육청 및 교육부 또한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육감이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혁신적인 교육감이었다면 교육 현장의 주인인 학생의 올바른 목소리를 듣고 여기에 귀를 기울이고, 교사를 철저히 조사해 교내 현장에서 자행되는 사상 주입을 고치려고 노력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는 이번 사건에서 오히려 학생 탓을 하며 ‘교정 농단’에 부역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를 잡은 학수연 부대변인 김성은 학생은 “공교육 현장은 정치적 이념 대립의 장이 아님에도 그들(일부 교사들)은 자율성이라는 이름을 들어 공교육 중립성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는 학생의 정신적·의식적 영역을 교사들의 손에 쥐어주고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그대로 방치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수연 대표 김화랑 학생은 삭발식을 진행했다. 그는 “학수연은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학부모와 선생께, 이번 인헌고 사건에 대한 진실한 목소리를 들어주시고 진정성 있는 과감한 교육 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해주시기를 요청한다”며 “또 교육현장을 농단하고 유린해 왔던 인헌고 교사와 이를 방조·협력해온 조희연 교육감에도 준엄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보수단체 지지자 및 유튜버들 수십 여명이 몰렸다. 인파로 차량 출입이 어려워지자 교육청 직원과 보수단체 지지자들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정오 무렵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병준 기자

이날 정오 무렵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병준 기자

 
한편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는 10여개  단체가 각기 집회를 열었다. 정오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열렸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발언대에 오르기도 했다. 일파만파 애국자총연합·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등 다른 보수 단체들의 집회도 동화면세점 앞과 대한문 앞 등에서 이어졌다.

 
오후 2시에는 공공운수노조가 조계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철도 현장 인력 충원’과 ‘임금 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후 3시에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서울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중국 대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