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방사포 추정 2발 쏜 北…"워싱턴 새벽 노렸을 것"

북한이 28일 오후 4시 59분쯤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발사체를 북한이 개발 중인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했다. 합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이 잇따랐던 2017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작전 담당자 명의로 성명을 냈다.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성명에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이날 발사체는 고도 97㎞를 찍은 뒤 최대 비행거리 380㎞를 기록했다. 일본 방위성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동해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은 올해 들어 13번째다.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시험발사한 지 28일 만이다. 북한은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연평도 포격 9주기인 지난 23일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쐈다. 이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9ㆍ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무력 시위를 하면서 압박을 늘리는 모양새다.

북한, 함남 연포서미상 발사체 2발 발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북한, 함남 연포서미상 발사체 2발 발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발사체 발사 시간은 미국 워싱턴에선 오전 2시 59분쯤이다. 새벽부터 미국 조야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ㆍ미 비핵화 협상 결렬에 대한 불만과 추가 도발 가능성을 알리면서 미국에 입장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북한의 정치적 도발”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시험 발사한 ‘신형 미사일 3종 세트’. 그래픽=신재민 기자

최근 북한이 시험 발사한 ‘신형 미사일 3종 세트’. 그래픽=신재민 기자

초대형 방사포는 지난달 31일 당시 3분 사이에 2발이 연이어 날아갔는데, 이날은 30초 간격으로 발사됐다고 합참은 밝혔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 사격체계를 완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그래픽=신재민 기자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날 단거리 발사체 소식은 청와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마친 뒤 정의용 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따로 모여 북한의 최근 상황에 대해 논의하던 중 전해졌다. 정의용 실장과 정경두 장관은 즉각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박한기 합참의장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추가로 NSC 회의를 열지는 않았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