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쫓기고 애플에 뒤진다…노태문, 삼성폰 해법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장에 노태문 사장. [연합뉴스]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장에 노태문 사장.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IM(IT & Mobile) 부문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노태문(52) 사장이다. 입사 9년 만에 임원(상무)에 올랐고, 21년 만에 사장이 되는 '초고속 승진'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게 된 노 사장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화웨이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를 벗어나야 한다. 노 사장이 '넛 크래커를 깨뜨려야 하는 경영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판매량 1등이지만…화웨이가 '안방 시장' 앞세워 도전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에 스마트폰 3억230만대를 출하해 전체 시장의 21.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2억5100만대를 출하해 17.7%를 차지, 삼성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애플은 1억9310만대로 13.6%다.    
 
2019 스마트폰 판매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9 스마트폰 판매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해 삼성전자는 어느 때보다 거센 화웨이의 추격과 맞닥뜨려야 한다. 5G 통신이 본격화하며 세계 곳곳에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설치되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도 고가부터 초저가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쏟아낸다. 특히 중국 5G 시장은 수억명이 넘는 세게 최대 규모지만 '애국 소비'가 만연해 화웨이의 안방과 다름없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이 "2020년에는 3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겠다"며 "매출도 최소 10% 성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질로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애플 못 이겨 

판매량에서 화웨이의 도전을 받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이익을 독식하는 애플은 난공불락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량으로는 3위지만 돈은 가장 많이 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애플은 80억 달러(9조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수익(120억 달러)중 66%를 혼자 쓸어담았다. 삼성은 17%(20억 달러)에 그쳤다. 그나마 2018년에 비해 격차가 줄어든 게 이 정도다. 2018년 한 해 동안 애플은 78%의 수익을 독차지했고, 삼성과 화웨이는 각각 14%와 4%를 차지했다.  
 
2018년 글로벌 스마트폰 수익(영업이익)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8년 글로벌 스마트폰 수익(영업이익)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애플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하는 삼성전자나 화웨이와 달리 자체 운영체제(OS)인 iOS를 갖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과 고객 충성도면에서 삼성전자가 따라가기 버거운 게 현실이다. 거의 모든 가격대 제품을 판매하는 화웨이, 프리미엄과 중가의 보급형 제품으로 승부하는 삼성전자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애플은 경쟁사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제조사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출시한 중저가폰이 역설적으로 판매 수익의 둔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ODM 확대로 '낀 삼성' 벗어날까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외주 생산 확대를 추진할 전망이다. 노 사장은 평소 '선택과 집중'을 위해 외주 생산 확대를 강력히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삼성이 처음으로 중국 ODM(제조자개발생산)으로 갤럭시 A6s를 생산했는데, 이를 주도한 것이 무선개발실장(부사장)이던 노 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주요 임원회의에서도 "현재 스마트폰 라인업을 관리하려면 품질 관리를 위해서라도 ODM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3억대 중 ODM 3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ODM 물량을 확대한다면 판매량 경쟁에서 화웨이의 추격은 따돌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공세에 대비해 고급화 전략과 중가 전략을 치밀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지적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애플과의 수익 경쟁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딜레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시장에서 삼성은 중국 업체에 고전하고 있다"면서 "ODM 확대로 화웨이의 저가 물량 공세를 이겨내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도 겨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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