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초대형 방사포 3연발 사격 성공한 듯…연속 사격에 목 매는 북한, 왜?

북한이 9일 초대형 방사포(19-5)를 3발 연속으로 사격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일 함경남도 선덕 비행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로 보이는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9일 함경남도 선덕 비행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로 보이는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ㆍ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10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 포병 구분대(부대)가 전날(9일) 함경남도 선덕 비행장에서 화력타격훈련을 벌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인민군 총참모장인 박정천 육군 대장과 함께 이 훈련을 지켜봤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엔 초대형 방사포로 보이는 발사체 2발이 잇따라 날아가는 장면이 들어있다. 북한 매체는 ‘방사탄(방사포)’이라고 소개했지만, 구체적인 무기명을 밝히진 않았다.

북한방사포발사제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북한방사포발사제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9일 당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하는 발사체가 3발 연속으로 발사된 뒤 동일한 탄도 특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초대형 방사포를 쏘는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도 1대만 동원됐다고 한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를 지난해 네 차례, 올해는 지난 2일에 이어 두 차례 사격했다.

 


북한은 이날 초대형 방사포 말고도 240㎜ 방사포(다연장로켓)와 170㎜ 자행포(자주포)도 쐈다.

 

북한방사포발사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북한방사포발사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문가들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의 연사(연속사격)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를 3발 연달아 쐈지만, 이 중 1발은 불발됐고, 1발은 내륙에 추락했다. 9일엔 처음으로 3연사에 성공한 것이다.  

또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 간격은 19분(지난해 8월 24일)→19분(지난해 9월 10일)→3분(지난해 10월 31일)→30초(지난해 11월 28일)→20초(지난 2일)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 9일의 경우 첫발과 두 번째 발은 20초 간격, 두 번째 발과 세 번째 발은 1분 이상 간격으로 각각 파악됐다.

 북한 인민군 전선 장거리 포병 구분대가 240㎜ 방사포로 추정하는 무기를 일제히 발사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 인민군 전선 장거리 포병 구분대가 240㎜ 방사포로 추정하는 무기를 일제히 발사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초대형 방사포 발사체의 구경(지름)은 600㎜ 정도”라며 “이 큰 발사체가 나가면 진동이 아주 세고, 높은 온도의 잔열이 생긴다. 두번째와 세번째 사이 간격이 1분 이상 걸린 건 진동과 잔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 전 교수는 이어 “초대형 방사포 TEL은 모두 4발을 싣는다”며 “북한은 앞으로 분명히 4연사 시험 사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연사 능력을 키우는 데 노력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19-1(KN-23)도 TEL에 2발을 탑재한다”며 “한ㆍ미가 뛰어난 정찰ㆍ탐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초탄을 쏜 뒤 바로 반격에 나설 수 있다. 그래서 가급적 처음에 화력을 많이 쏟아붓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전술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전선 장거리 포병 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전선 장거리 포병 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한ㆍ미는 유사시 하루 만에 수도권을 노리는 북한 장사정포의 90%를 격멸하는 목표를 세웠다. 또 적의 도발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서 선제 타격으로 미사일 등 북한의 주요 목표물을 30분 안에 무력화하는 전략목표 타격(킬 체인) 개념도 갖고 있다. 북한이 연사 능력을 고도화한다면 한ㆍ미의 대응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정용수ㆍ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