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09/fc22ea96-0b35-435c-a40d-b838a3e937c1.jpg)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뉴시스]
‘윤 총장은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음.’
9일 대검찰청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수용하겠다면서 기자들에게 공유한 입장문의 일부다. 이날부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수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도맡아 하기로 했다. 추 장관과의 대립 구도에서 한 발 물러난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기억에서 불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한 현직 검사는 “당시 검사의 정치 중립을 침해한 박근혜 정권의 법무부와 지금의 ‘추미애 법무부’가 다른 점이 뭐냐고 윤 총장이 직격으로 일침을 날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금의 尹 만들었지만…'조국 수사'로 제자리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우). 두 사람은 함께 국정원 댓글팀에서 일하다 나란히 좌천됐고, 정권이 바뀐 뒤 화려하게 부활했다.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수사팀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면서 ‘항명’ 파동이 일었다. 윤 총장은 영장 청구 보고ㆍ결재 절차를 어겼다는 이유로 수사팀장에서 해임되고 정직 1개월의 징계까지 받았다. 윤 총장으로선 지금 상황이 그 때에 이은 두 번째 ‘직무배제’인 셈이다. 윤 총장을 발탁한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은 혼외자 의혹에 휘말려 외압을 막아줄 방패가 되지 못했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013년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추미애, 질세라 “수사 공정성은 尹이 지켜라”
하지만 총장이 되고 난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과정에서 그는 청와대 및 법무부와 또 다시 등을 돌리게 됐다. 이날 윤 총장의 의미심장한 입장문을 본 추 장관은 즉각 맞받았다. 추 장관은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한 검사는 “추 장관은 한 마디로 ‘수사 중립성은 너나 지켜라’고 맞받은 셈인데, 윤 총장으로선 7년 전의 아픈 기억이 고스란히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