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ㆍ미 해병대 연합 공지전투훈련에 참가한 한ㆍ미 해병대원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20/4e0cd05b-c9cb-4297-88a9-0232f9495228.jpg)
2018년 한ㆍ미 해병대 연합 공지전투훈련에 참가한 한ㆍ미 해병대원들. [중앙포토]
익명을 요구하는 야전부대 관계자는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위(합참)에서 연합훈련을 ‘한다’, ‘안 한다’고 똑 부러지게 얘기하지는 않고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만 지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 내부에서 ‘올해 연합훈련을 건너뛸 수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합참은 ‘연합훈련 연기는 금기어’라는 입장이며, 입단속을 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하반기 연합훈련에 대한 세부 내용은 늦어도 이달 안에 야전부대에 내려가야 한다”며 “지금까지 통보를 못 했다는 것은 연합훈련에 대해 한ㆍ미가 이견을 보인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연합훈련은 전작권 전환 2단계 평가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다. 한ㆍ미 군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FOC의 일정을 다음 달 말에서 9월 초로 늦추자고 논의했지만, 규모ㆍ방법을 놓고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최근 미 본토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다시 퍼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FOC를 아예 내년에 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은 올해 어떻게든 FOC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FOC를 끝내야만 내년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를 마칠 수 있고, 그래야 이르면 2022년 전작권이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한ㆍ미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에게 하반기 연합훈련을 열자는 뜻을 전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연합훈련 실시에 대한 변수는 북한이다. 북한은 연합훈련에 대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연합훈련을 하긴 하되, 북한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낸 자료에서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연합훈련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전작권 전환 추진계획을 차질 없이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훈련 규모를 조정해서라도 실시해야 하는 우리 자체적 수요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일단 미국을 상대로 FOC를 축소해서 열자고 설득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사시 미 본토나 해외 미군기지에서 증원되는 병력 없이 주한미군만 참가하거나, 최소한 증원 전력만 동원하는 형식이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결국 한국의 축소 실시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현재로썬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ㆍ미 국방 당국은 양국 국방장관 회의를 전화 회담으로 개최하는 방향에 대해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훈련의 일정과 규모, 방법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곧 있을 한ㆍ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재ㆍ박용한 기사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