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1만 여성이 자신의 흑백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는 이유

SNS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고 있는 '챌린지 억셉티드'에 참가한 스타들. 왼쪽부터 배우 캐리 워싱톤, 모델 신디 크로포드, 배우 공현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SNS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고 있는 '챌린지 억셉티드'에 참가한 스타들. 왼쪽부터 배우 캐리 워싱톤, 모델 신디 크로포드, 배우 공현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소셜미디어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선 여성의 흑백 사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SNS 챌린지 '챌린지 억셉티드(Challenge Accepted)' 때문이다. 챌린지 억셉티드는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 2016년 암 인식 향상을 위한 캠페인 명으로 사용됐는데 최근에는 '여성이 여성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로 통용되면서 SNS 상에서 빠르게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만 651만개. 

챌린지 억셉티드가 언제·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CNN은 "지난달 말부터 갑자기 속도가 붙기 시작해 매일 2배 이상씩 게시물 수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시기에 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과 '앨리어스'로 잘 알려진 제니퍼 가너, 미드 '스캔들' 시리즈의 주인공 캐리 워싱턴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챌린지에 참가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배우 엄정화·이태란·공현주, 요리비평가 강지영 등 유명인부터 일반인까지 챌린지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캐리 와싱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흑백 셀피를 올리며 '챌린지 억셉티드'에 동참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할리우드 배우 캐리 와싱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흑백 셀피를 올리며 '챌린지 억셉티드'에 동참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얼굴을 크게 클로즈업하거나 자유롭게 걷는 모습 등의 흑백 독사진과 함께 '여성이 여성을 지지한다'는 의미의 해시태그 '#women supporting women' '#women empowering women'를 달고 챌린지를 이어갈 다른 여성을 지명하면 된다.  

'챌린지 억셉티드'에 동참하며 자신의 흑백 셀피를 올린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가너.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챌린지 억셉티드'에 동참하며 자신의 흑백 셀피를 올린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가너.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공현주의 '챌린지 억셉티드' 게시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공현주의 '챌린지 억셉티드' 게시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챌린지 억셉티드 참여 방법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흑백 셀피와 함께 다른 여성을 지명하는 것은 여성들이 서로를 지지하며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방법”이라며 흑백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상의 챌린지는 최근 가장 많이 활용되는 캠페인·마케팅 방법이다. 국내에선 2018년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을 지원하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널리 퍼지며 알려졌다. 최근엔 가수 지코가 신곡 '아무 노래'를 발표하며 화사·청하 등 스타들과 함께 틱톡에 댄스 챌린지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이효리·엄정화 등 국내 가수부터 중국 아이돌까지 10만여 건의 '아무 노래 챌린지' 영상이 만들어졌고, 영상 조회 수는 1억만 뷰를 돌파했다. 정부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병원·보건소에서 일하는 의료진을 지지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진행한 바 있다.   

캐나다 모델 애슐리 스머터의 챌린지 억셉티드 게시물에 달린 댓글. 닉네임 '아 줄데 니즈(azuldeniz)'를 사용하는 여성은 터키에서 자행되고 있는 심각한 가정폭력을 거론하며 ’우리가 이 캠페인을 하는 이유는 터키에서 살해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함"이라며 흑백 사진을 올리는 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적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캐나다 모델 애슐리 스머터의 챌린지 억셉티드 게시물에 달린 댓글. 닉네임 '아 줄데 니즈(azuldeniz)'를 사용하는 여성은 터키에서 자행되고 있는 심각한 가정폭력을 거론하며 ’우리가 이 캠페인을 하는 이유는 터키에서 살해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함"이라며 흑백 사진을 올리는 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적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챌린지 억셉티드를 놓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여성에게 유익한 책이나 기사, 제품 및 자선 단체의 사진을 공유해야 한다”는 비판 의견도 많다. NYT는 "자신의 흑백 사진을 올리는 게 여성이 여성을 지지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우리에게 영감을 준 여성의 사진을 찍어 올린다면 오히려 더 캠페인 취지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한 한 여성 사업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