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국방장관 아닌 '작전통' 발탁…"서욱, 부동산 문제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서욱(57)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현 정부의 세 번째 국방부 장관이 된다.



새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서욱 후보자(현 육군참모총장). [뉴스1]

새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서욱 후보자(현 육군참모총장). [뉴스1]

 
서 후보자는 대표적인 육군내 '작전통'으로 꼽힌다. 1963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 인성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한ㆍ미연합군사령부 작전처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육군 1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육군참모총장을 거쳤다.  

강 대변인은 서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의 안보 철학과 국정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라며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의 전시작전권 전환, 국방개혁 2.0등 핵심 정책을 추진해 강군건설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지명 직후 서 후보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금 갑작스러운 지명이라 그렇게 큰 청사진을 그리고 있진 않지만, 대통령의 지침을 잘 받들어서 강한 안보 책임 국방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대장(육군총장) 신분인 서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임기 내 문민 국방장관 임명을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문민 국방장관감을 찾지 못한데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실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제44차 한미군사위원회(MCM) 환영 의장행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앞줄 왼쪽)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하는 임무를 매끄럽게 해나갈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제44차 한미군사위원회(MCM) 환영 의장행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앞줄 왼쪽)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하는 임무를 매끄럽게 해나갈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뉴스1]



현 정부 들어 국방부 장관은 해군참모총장 출신(송영무 전 장관), 현역 합참의장(정경두 장관) 등 ‘군복’들이 도맡았고, 서 후보자도 그 계보를 이었다. 

국방부와 군에선 서 후보자의 발탁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다. 그간 하마평에 자주 오르지 않았고, 육사 기수(41기ㆍ1981년 입학)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낮아서다. 이 때문에 서 후보자는 10월로 2년 임기를 채우는 박한기 합참의장의 후임자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더 많았다. 군 관계자는 “일종의 파격 인사라 서 후보자의 지명 배경에 대해 국방부와 군 내부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서 후보자처럼 육군총장에서 바로 국방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1961년 장도영 전 장관이 육군총장을 하면서 국방부 장관을 잠시 겸직했고,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김장수 전 장관이 육군총장을 그만둔 뒤 바로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게 전부다. 육군에서 현역 출신 국방부 장관이 나올 경우 보통 기수가 높은 합참의장을 우선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는 육군총장보다 한참 선배인 예비역 육군 장성이 국방부 장관이 되는 게 관례였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정부 소식통은 “최근 부동산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다주택 보유나 위장 전입 등 부동산 관련 사항을 체크하다 보니 인사검증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잦은 이사와 전방 근무를 하는 군의 특성상 서울과 지방에 집을 가진 경우가 많고,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서 후보자의 경우 인사 검증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게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9년 국군의날 행사에서 경례하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부터)과 정경두 국방장관, 서욱 육군 참모총장. [연합뉴스]

2019년 국군의날 행사에서 경례하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부터)과 정경두 국방장관, 서욱 육군 참모총장. [연합뉴스]



서 후보자 내정으로 해군(송영무 전 장관)과 공군(정경두 장관)에 이어 육군에서도 국방부 장관이 나오게 됐다. 

상대적으로 젊은 서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향후 군 인사 폭이 커질 가능성도 생겼다. 그와 함께 차기 합참의장에 거론된 원인철 공군참모총장(공사 32기ㆍ80년 입학)은 서 후보자보다 1년 선배다. 군의 '용퇴 문화'를 감안하면 합참의장은 물론 육군총장, 공군총장 등 대장 자리가 새로운 인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