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피격 공무원 월북 아닌 실족" 증인채택 막히자 '홀로 국감'

국민의힘이 18일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형 이래진씨를 국회로 불러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을 열었다. 이씨는 국정감사 증인을 자청했지만, 여당 반대로 국감장에 서지 못했다.

18일 오후 국민의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에 참석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희생자 형 이래진씨. 주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를 통해 피격사건의 진실 밝혀야한다는 심정으로 (이래진씨를) 증인으로 모시려했지만, 수적 우위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출석 희망 증인에 대해서도 막무가내로 채택을 거부하며 진실에 한발짝도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국민의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에 참석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희생자 형 이래진씨. 주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를 통해 피격사건의 진실 밝혀야한다는 심정으로 (이래진씨를) 증인으로 모시려했지만, 수적 우위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출석 희망 증인에 대해서도 막무가내로 채택을 거부하며 진실에 한발짝도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오후 2시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날 '국민 국감'에서 이씨는 “(정부는) 동생이 죽고 난 다음에 찾는 시늉만 하고 있다”며 “동생을 찾을 때까지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원형 그대로 돌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엄연히 실종자 신분으로, 국가가 예우해야 한다”면서 “더는 동생의 희생을 명예 살인하지 말아달라. 고2 조카의 외침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씨는 “동생이 고속단정 팀장이었고, 그 위에 올라가서 작업하다 실족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월북 판단을 부정했다.

국민의힘도 정부의 월북 규정을 계속해서 문제 삼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의혹이 짙어지는데 정부ㆍ여당은 여전히 월북이란 결론에 모든 상황을 끼워 맞추고 있다”며 “월북으로 몰아가는 청와대 등 관계기관의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태도를 보며 유가족도 국민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민 국감'에 참석한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에게 사고 당일 날씨와 조류, 수온 등을 물으며 월북 판단이 부당했다는 점을 부각하려 애썼다. 신 계장이 “(공무원 실종 당시) 바람이 불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 유속도 매우 빠르고 추워서 물속에 들어가면 (오래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하자, 정점식 의원은 “소연평도까지의 거리가 2.2㎞ 정도지만 헤엄쳐서 가는 것도 불가능했고 순식간에 조류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월북이 아니라 조류에 휩쓸려 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신 계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신 계장은 “(정부에선) 실종 공무원이 연평 바다를 잘 안다고 했는데, 잘 아는 분이라면 (월북하기 위해) 그런 날씨에 바다로 뛰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실족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이 같은 의견을 들은 신원식 의원은 “실족했을 가능성이 99.99%”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한편 진행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북한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 중 최악의 만행”이라며 “발견된 우리 공무원을 3시간 이상 바닷물 속에 끌고 다닌 자체가 참혹한 물고문이며, 물고문을 당하며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총살하고 불에 태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18일 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에는 국방위ㆍ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사살된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와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 류제화 변호사, 신희석 박사 등이 증인ㆍ참고인 역할을 하기 위해 함께 자리했다. 오종택 기자

18일 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에는 국방위ㆍ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사살된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와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 류제화 변호사, 신희석 박사 등이 증인ㆍ참고인 역할을 하기 위해 함께 자리했다. 오종택 기자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