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 공룡 네이버는 CJ그룹과 지분 교환 등을 통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사진 네이버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CJ그룹과 포괄적 사업 제휴를 추진 중이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해 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사업 제휴 대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 지분 10~20%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 e커머스 거래액 1위…쿠팡·이베이코리아 2·3위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성사시킬 경우 쿠팡과 같은 물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사진 대한통운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9249억원으로 이미 국내 최대 e커머스 기업이다. 쿠팡(17조771억원)이나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를 앞선다. SSG닷컴(3조6000억원)보다는 6배 크다. 다만, 네이버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이 고객에게 알아서 물건을 배송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배송 지연, 분실, 환불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IT 공룡 네이버, 물류 날개 달수도

지금까지 물류 강자는 '로켓 배송'을 갖춘 쿠팡으로 알려졌다. 사진 쿠팡
아울러 네이버가 CJENM·스튜디오드래곤과의 협업으로 일명 ‘라방(라이브 방송)’, ‘라이브 커머스’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이브 커머스는 모바일 쇼핑 방송이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출연해 판촉 방송을 하고,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며 정보를 제공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으로,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신세계, 쿠팡·11번가처럼 오픈마켓 진출

김포 신세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될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SSG닷컴
SSG닷컴 측은 “e커머스 시장에서 직매입과 오픈마켓 등 판매 방식의 경계가 사라지는 추세인 만큼, 판매자들의 입점 문턱을 낮춰 상품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품목이 제한적인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오픈마켓에선 다양한 셀러를 모아 상품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상품과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는 SSG닷컴은 현재 1000만여 개의 상품을 취급한다.
쿠팡 취급 상품 수 SSG닷컴 보다 30배 많아
온라인 쇼핑 시장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줄줄이 뛰어드는 그야말로 레드오션이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e커머스 시장 상위 2개사의 점유율은 각 10%대 수준에 불과한 만큼 확실한 승자는 없다”면서 “현재로써는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