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1년에 10㎏ 빼려면 탄수화물 얼마나 먹어야 할까?

기자
박용환 사진 박용환

[더,오래] 박용환의 면역보감(86)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저탄고지 식단(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이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식단이 처음 시작된 스웨덴에서도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분히 서양식 식단의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동양인에게 적용하기에는 체질적인 무리가 있는 면도 있다. 탄수화물에 대한 경고를 한 점, 지방이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영양소라는 점을 알려준 공은 크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나쁘다는 식으로 몰아가기도 했고, 잘못된 지방 식단으로 오해도 많이 불러일으켰다. 사실 어떤 이론이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잘 공부한 후에 적용해야 하는데, 언론에서 고기를 먹는 것만 부각한 탓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먹은 탓에 생기는 문제에 대한 연구가 많은 상황에서 저탄수화물을 시도해 보는 것은 나쁜 선택은 아니다. 저탄고지 식단에서 핵심은 저탄수화물인데, 사람들은 뒤의 ‘고지(고지방식)’에 더 꽂혀있다. 아마 고기를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것에서 위안을 얻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나치게 탄수화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탄수화물의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고도 건강을 유지하고 다이어트를 잘하는 사람들은 좋은 탄수화물을 먹은 덕분이다. 통곡식을 먹고 여러 곡류와 뿌리채소, 다양한 과일을 골고루 섭취한다. [사진 pixnio]

탄수화물을 많이 먹고도 건강을 유지하고 다이어트를 잘하는 사람들은 좋은 탄수화물을 먹은 덕분이다. 통곡식을 먹고 여러 곡류와 뿌리채소, 다양한 과일을 골고루 섭취한다. [사진 pixnio]

 
고탄수화물 식단으로 다이어트도 하고 건강을 찾은 분도 많다. 지난 탄수화물 편에서 말한 것처럼 사실 탄수화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이라고 통칭하지만, 좋은 탄수화물이냐 나쁜 탄수화물이냐를 꼭 구분해야 한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고도 건강을 유지하고 다이어트를 잘하는 사람들은 좋은 탄수화물을 먹은 덕분이다. 통곡식을 먹고 여러 곡류와 뿌리채소, 다양한 과일을 골고루 섭취한다.
 
반면 가공식품, 과자, 아이스크림, 튀김, 설탕, 과당, 식품첨가물은 나쁜 탄수화물이다. 우리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 곳곳에 이런 나쁜 탄수화물이 너무나 많다. 나쁜 탄수화물은 먹자마자 뇌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설계돼 있다 보니 손이 자꾸 간다. 설탕의 달콤한 맛, 과자 속 감칠맛, 아이스크림 풍미의 유혹은 참아내기가 어렵다. 이런 탄수화물을 자주 먹다 보니 고탄수화물 식단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피가 끈적해지면서 호르몬 체계에 이상이 생긴다.
 
좋은 탄수화물은 먹기가 쉽지 않다. 쌀과 곡식을 가급적 현미나 통곡 상태로 준비해야 하고, 씻어서 물을 적당히 부어 불 조절을 잘해야 한다. 매번 식사를 준비하는 주부는 쉬울 수 있지만, 1인 가구나 라면만 끓여본 사람은 밥 한 끼 해 먹는 것조차 굉장히 큰일이 되었다. 거기다 밥만 지어서는 안 되고 여러 반찬까지 준비해야 하니 번거롭게 여겨진다. 그래서 다 조리해 놓은 배달음식이 유행이다. 문제는 배달음식의 대부분이 설탕으로 맛을 낸 것이라는 사실.
 
통곡은 식감이 껄끄럽고, 바로 흡수가 되지 않아 포만감을 느끼거나 기분이 좋아지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꼭꼭 씹어야 속에서 단맛이 겨우 나온다. 과일은 껍질째 먹자니 싫기도 하고, 채소는 쓴맛 나는 것이 많다. 달콤한 맛에 길들여지면 채소의 아주 작은 쓴맛도 거부감이 생긴다. 뿌리채소는 쓴맛이 더 심하다. 달고, 맵고, 짠맛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를 가나 먹을 수 있다. 쓴맛, 신맛은 건강을 챙기기 위해 일부러 먹어야 한다. 여러 채소와 과일에서 쓰고 신 맛을 느낄 수 있어야 조화로운 맛을 익힐 수 있다.
 
탄수화물을 좋은 것으로 먹는다는 전제하에 적당한 섭취는 다이어트에도 좋다. 다이어트를 하는 목적이 복근을 만들려고 지방을 태워야 한다면 탄수화물의 양을 극단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건강한 면역을 위한 다이어트에는 좋은 탄수화물은 200g 이상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하는 목적이 복근을 만들려고 지방을 태워야 한다면 탄수화물의 양을 극단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건강한 면역을 위한 다이어트에는 좋은 탄수화물은 200g 이상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앙포토]

다이어트를 하는 목적이 복근을 만들려고 지방을 태워야 한다면 탄수화물의 양을 극단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건강한 면역을 위한 다이어트에는 좋은 탄수화물은 200g 이상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앙포토]

 
저탄수화물 식사에서 탄수화물은 하루 20g, 50g, 100g으로 단계를 나눈다. 밥 한 공기에 대략 60~70g의 탄수화물이 있다. 하루 섭취량을 20g으로 제한하려면 채식만 하고 나머지 탄수화물은 먹으면 안 된다. 50g은 하루 밥 반 공기 먹고 채식을 하는 것이고, 100g은 밥은 한 공기, 나머지는 채식하면 채울 수 있다. 참 적은 양이다. 밥 두 공기 이상 먹고, 채식은 듬뿍 먹는 정도라면 고탄수화물에 속한다.
 
만약 여러분이 체중 감량을 급속도로 하고 싶다면 20g까지 줄여보자. 당뇨나 고지혈증으로 오래 고생했거나, 다른 질병이 심각하거나, 고도비만 등의 여러 이유가 있다면 2~12주 동안 시도해 볼 것을 추천한다.
 
100g으로 줄이는 것도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약간의 질환이 있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체중 감량을 해야 하는데, 한 달에 2kg씩 꾸준하게 체중을 줄이면서 1년간 10~20kg 사이로 조절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분이라면 시도해 볼 만 하다.
 
적당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질환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지낼 목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는 분. 그리고 1년에 5~15kg 사이로 조절해도 되는 분들은 하루 200g 이상 건강한 탄수화물을 먹어도 충분하다. 저탄수화물이라는 단어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이 단어가 진정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자. 제대로 실천하고 건강도 다이어트도 찾게 되길 바란다.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