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링컨·오스틴 장관 17일 방한…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 개최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두 장관은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두 장관은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핵심 각료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두 장관은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외교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장관급 대표단의 첫 방한”이라며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협력에 대한 양국 간 소통과 공조를 강화하고 한·미 동맹을 한 층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국 간 2+2 회의 개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것이다.

블링컨·오스틴 장관은 방한에 앞서 15~17일 일본을 먼저 방문한다. 오스틴 장관의 경우 그에 앞서 첫 행선지로 인도도 방문한다고 인도 매체 더프린트는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 또 다른 동맹국인 호주는 이번 순방지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쿼드를 중심축으로 한 '동맹 강화'와 '대중 압박'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쿼드를 중심축으로 한 '동맹 강화'와 '대중 압박'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국방 수장의 이번 방문이 중국 견제용 안보 협력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특히 이들의 인도·태평양 지역 방문 직전인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화상으로 진행되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여한다. 쿼드는 지금껏 세 차례의 외교장관 회의만 열렸을 뿐 정상회의는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를 중심축으로 ‘동맹 강화’와 ‘대중 압박’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로 대면 외교가 제한된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첫 순방국으로 한국과 일본을 택한 점 역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국들과의 연합전선 형성과 연결된 것일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 이들의 방한이 양날의 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장관의 방한은 한·미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쿼드 참여 및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직·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인도와 일본은 쿼드 참여국이다. 두 장관의 인도·태평양 지역 방문 자체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쿼드와는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일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중국을 “21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과제”라고 규정하며 대중 압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견제에 대한 의지는 이달 초 공개된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 중간지침’ 문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문건에는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 체제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기 위해 경제·외교·군사력·기술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국”이라는 표현이 담겼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