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지난 26일 바이낸스에 자국 내 영업활동을 모두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FCA는 입장문을 통해 “'바이낸스 마켓 리미티드(바이낸스의 영국 계열사)'는 영국 내 활동을 위한 어떠한 허가도 받지 못했다”며 “FCA가 도입한 자격 요건에 따라 사전 동의 없이 어떠한 영업활동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FCA의 지시에 따라 바이낸스는 오는 30일까지 영국 내 모든 영업활동을 마무리해야 한다.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영국 내 거래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게시한 뒤 영국 투자자를 위한 광고나 프로모션을 중단해야 한다.
바이낸스는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맨 제도에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다. 이들은 단일 본사가 없다고 알려졌지만 영국 내의 계열사인 ‘바이낸스 마켓 리미티드(BML)’를 운영하고 있다. BML은 FCA로부터 달러화나 파운드화 등 기존 통화 이용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허가를 받았지만,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국 측의 고강도 규제가 발표되자 바이낸스 측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바이낸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BML은 바이낸스와 별도 업체로 바이낸스가 제공하는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바이낸스 그룹은 BML을 지난해 5월 인수했지만 영국 내 사업을 시작하거나 FCA로부터 취득한 규제 허가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를 상대로 영업활동 중단 등의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가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등이 바이낸스를 둘러싼 자금세탁 관련 조사를 진행했지만, 실제 영업활동 규제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FT는 “FCA의 규제는 바이낸스를 향한 주요 금융당국의 규제 중 가장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법무부와 국세청이 불법 행위와 관련된 혐의를 감독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조사하는지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일본도 바이낸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FSA)은 지난 25일 바이낸스 측에 금융 당국의 허가 없이 일본 내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경고를 보냈다. 2018년 바이낸스에 같은 내용의 경고를 발표한 뒤 이번이 두 번째다. FSA는 지난달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바이비트'에도 허가 없이 일본 내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도 이날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28일 오전 11시 10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3만4414달러로 24시간 전보다 4.97% 급등했다. 저가매수 유입으로 지난 주말 중국발 규제에 따른 하락분을 모두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5.71%), 바이낸스 코인(0.89%), 카르다노(2.11%), 도지코인(3.04%)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 대부분이 24시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