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에 “사회의 서러운 풍경”

서울대 측이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필기시험 자료사진. '건물 이름'이나 '준공일' 등 청소작업과 무관한 문제가 포함돼 있어 미화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사진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공

서울대 측이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필기시험 자료사진. '건물 이름'이나 '준공일' 등 청소작업과 무관한 문제가 포함돼 있어 미화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사진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공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교내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미화원들이 학교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저성장이 계속되고, 기회가 희소해진 사회의 서러운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40년 전 공장 다닐 때도 몇 대 맞았으면 맞았지 이렇게 모멸감을 주지는 않았다”며 글을 올렸다.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했던 이모씨는 지난달 여학생 기숙사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동료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고, ▶회의 때 볼펜·수첩 미지참 시 인사평가 감점 1점 ▶작업복으로 회의 참석 시 감점 1점 ▶건물 이름 영어·한문 필기시험 실시 및 점수 공개 등의 학교 측 행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낮 12시 기준 13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서 남 일 같지 않으실 것”이라며 “우리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하며 당장의 생계 걱정하며 크고 작은 부당함과 모멸을 감내하며 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악독한 특정 관리자 한 명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뿌리 깊은 노동의 이중구조, 사람이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그래도 되는 일터, 그래도 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모두가 부자가 되고 영화를 누릴 수는 없지만, 우리 누구도 견디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적은 없다”며 “누구도 서럽지 않은 세상, 억강부약의 대동세상 꼭 이루겠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