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똘끼 DNA로 글로벌 간다"…고평가 논란 크래프톤 상장후 전략은?

크래프톤은 지난달 배틀그라운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화배우 마동석이 출연한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를 공개했다. [사진 크래프톤]

 
다음 달 10일 기업공개(IPO)를 앞둔 크래프톤이 지식재산(IP)을 핵심 성장전략으로 꼽는 ‘IP 명가(名家)’ 비전을 공개했다. 최근 불거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무슨 일이야

크래프톤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에 따른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게임을 통해 탄생한 강력한 IP를 다양한 미디어에 확장하고 새로운 IP를 지속해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IPO 준비 과정에서 크래프톤은 월트디즈니를 비교 기업군으로 집어넣는 등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성공한 IP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Player Unknown‘s Battlegrounds·펍지) 하나 뿐인데, 실적이 더 좋은 다른 게임회사들보다 몸값이 높은 게 타당하느냐는 게 핵심. 실제 지난달 16일 크래프톤이 제출한 최초 증권신고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3조~28조원으로 넥슨(약 21조원), 엔씨소프트(18조원) 등 국내 경쟁사를 웃돌았다. 이후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몸값을 낮췄다.

현재 크래프톤의 희망공모가(1주당 40만~49만8000원) 기준 예상 시총은 약 19조~24조원이다. 김창한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무엇이 크래프톤을 다른 게임사와 다르게 만드는지”에 대해 상당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주요 게임사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크래프톤 "우리가 특별한 3가지 이유"

① “게임 하나가 아니다” : 펍지는 통상 ’배그‘로 불린다. 2017년 당시 마이너 장르였던 배틀 로얄(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겨루는 방식) 게임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누적 7500만장(PC·콘솔) 이상이 팔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 5위에 오르기도. 모바일 버전은 100여개국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전 세계 매출 1위에 올랐다.

김 대표는 게임 하나로 올린 성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서비스형 게임(Game as a Service)이기 때문에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펍지 IP에 속하는 새로운 게임을 출시한 결과라는 의미. 실제 펍지는 2017년 출시 후 4년간 8개의 맵(게임 배경)을 선보였고 배틀 로얄 외 다른 장르 게임 모드도 30개 이상을 만들었다. PC·콘솔·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고 e스포츠 종목으로도 인기다. 회사는 이를 통해 하나의 유니버스(세계)라 부를 만큼 펍지의 ’IP파워‘를 축적했으니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

② “인도·중동 확장” : 정치적 불안정성이 큰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크래프톤의 약점으로 꼽힌다. 증권신고서에서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중 약 68.1%가 A사에서 나왔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선 A사가 중국 퍼블리셔(배급·유통)인 텐센트로 추정한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계상 중국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는데 퍼블리셔 위치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실제 이용자 기준으로 보면 중국 매출 의존도는 절반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향후 인도·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도 밝혔다. 김창한 대표는 “펍지는 인도와 중동의 첫 번째 국민 게임”이라며 “새로운 게임 시장에서 마켓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4000만명이 다운로드했다.

③ “유니버스 만든다” : IP 확장도 주요 과제다. 기존 펍지 IP를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 등으로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IP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올 하반기엔 '배틀그라운드 : 뉴스테이트' 출시가 예정돼 있다. 내년엔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한다. 국내 유명 판타지 소설인 ’눈물을 마시는 새‘ 기반 게임도 준비 중이다. 창업자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우리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회사인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가질 수 있겠지만 게임을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변주하는 게 고객이 원하는 방향"이라며 "그래야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이를 위해 공모자금 3조~4조원의 70%를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사용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인도·중동 영향력 확대, 고성능 장비 확충 등에 쓴다.

크래프톤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배동근 CFO, 김창한 대표, 장병규 의장. [사진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배동근 CFO, 김창한 대표, 장병규 의장. [사진 크래프톤]

 

앞으로는?  

장병규 의장은 최근 출간된 사사 ’크래프톤웨이‘에서 “(크래프톤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어떤 ’가지 않은 길‘을 갈 것이냐"에 대해 그는 '글로벌 확장'을 들었다. 장 의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선택해온 길을 보면 '똘끼 DNA'를 가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며 “국내 IT기업은 아무도 갈 생각을 하지 않은 인도 시장에 도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기회가 올 때마다 도전하는 회사이고 글로벌에 도전하는 회사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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