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1000원의 가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그리고 노후 준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할머니: “내가 젊었을 때는 짜장면 먹기도 힘들었어. 한 그릇에 1000원이나 했거든.”
재훈: “엥? 짜장면이 1000원밖에 안 했어요? 지금 같으면 열 그릇은 먹을 수 있겠다”
할머니: “할머니가 젊었을 때의 1000원과 지금의 1000원은 다르단다”
재훈: “1000원이라는 돈은 똑같은데, 뭐가 달라요?”
재훈이가 이해하지 못한 예전의 1000원이 지금의 1000원과 다른 이유,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돈의 가치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물가는 조금씩 오르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동일한 금액의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의 가치는 어떤 물건을 얼마나 살 수 있느냐는 것인데, 같은 금액이더라도 옛날의 1000원에 비해 오늘날의 1000원의 가치가 줄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1000원의 가치에 비해 10년 후 1000원의 가치는 줄어들어 있을 겁니다.
그냥 갖고만 있으면 가치가 떨어진다고?
은행에서 이자를 받는 것으로 돈의 가치를 지킨다는 말을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것보다 이자를 많이 받아야 내가 가진 돈의 가치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은행 금리와 물가상승률이 어떤지 확인해보고 저축이 도움되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올랐습니다. 같은 달 1년 정기예금 금리는 1.1%입니다. 은행에 맡긴 돈의 가치가 유지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예금이 가장 위험한 상품이라고 말한 이유죠.
물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오르는데, 경제 성장 구조가 저금리 기조에 들어선 우리나라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초과해 만족할 만큼의 금리를 주는 저축 상품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돈을 1~2년이 아닌, 10~20년 혹은 30~40년 모아서 관리해야 한다면, 이대로 은행 예금에만 묻어두어도 괜찮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짜장면이 30년 전 1000원에서 지금 1만원으로 10배 오른 것처럼 내 돈도 30년 후에 10배의 가치가 될 수 있을 만한 방법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노후 준비 자금처럼 긴 세월 동안 관리해야 하는 돈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지금의 1억원은 정말 큰돈이지만 30년 후에는 그다지 큰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국민연금 9만원씩 가입해주라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그리고 노후 준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가치 하락을 막는 또 하나의 방법은 세월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돈을 ‘모아두는’ 수준에서 ‘투자’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속해서 성장하는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국민연금 역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운용하고 있으며, 성과를 잘 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이상의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은 꽤 성과가 좋은 혼합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투자란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많으며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의 변수와 리스크는 시간의 분산과 다양한 자산군의 분산을 통해서 안정성을 보완하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시간의 준비를 필요로 하는 노후자산 관리야말로 현금의 단순 예치보다는 투자에서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조금 바꾸면 달라지는 노후 준비
소중한 나의 노후 준비 자산만큼은 우물 안에 가두지 말았으면 합니다. ‘투자’의 영역은 생각보다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번거롭지 않은 ‘투자’를 도와줄 것입니다. 식견의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당신의 노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헬로!페어런츠를 배달합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