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로고
#2. 이달 3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유럽의 ‘특허괴물’로 불리는 선래이메모리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달 선래이는 삼성과 LG가 자사의 특허 3종을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주 서부지방법원에 소송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ITC가 45일 이내에 조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달 내에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서만 168건 특허 소송 진행 중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허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미국 내에서 특허 관련 피소를 당한 국내 상위 20개 기업의 피소건수는 707건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16/cfbcd7cc-809f-422e-b3e1-d7aa606e1c01.jpg)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소송 남발하는 특허괴물…절반은 삼성 겨냥
박승관 대한변리사회 선임연구관은 “특허 소송, 특히 미국에서 특허 분쟁은 비용과 시간이 워낙 많이 들어 최종심까지 가기 전에 양측이 합의해 소송 취하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며 “NPE들은 이를 노려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거는 전략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 5년간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미국 내 특허 소송 중 절반이 넘는 413건(58.4%)은 삼성전자에 몰렸다. 삼성은 NPE로부터 315건, 제조업체로부터 98건의 피소를 당했다. 한국 기업을 상대로 낸 특허소송 중 59.4%가 삼성을 겨냥한 셈이다. 하지만 제기된 소송 중 삼성이 패소한 것은 13건(3.1%)에 그쳤다. 245건은 취하됐고, 3건은 승소했다, 107건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만 20만 건이 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특허 소송이 많을 수 있지만, 삼성이 NPE의 주요 타깃이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승관 연구관은 “돈을 목적으로 특허를 매입해 소송을 거는 NPE들은 규모가 큰 시장의 플레이어들을 주로 노린다”며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 피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LG 199건 피소, 한화·현대차는 11건
한화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11건으로 피소 건수가 많았다. 두 회사는 각각 2건, 7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9건 모두 제조업체가 제소했고, 4건이 취하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식 소송
골프존데카의 자회사인 데카인터내셔널, 정보통신 상장사인 쏠리드, 특수 전극선 생산업체인 오펙메이드, 오디오 업체인 인켈은 각각 2건의 피소를 당했다. 카카오와 이큐브랩도 각각 NPE와 제조업체로부터 2건의 피소를 당한 후 소가 취하됐다.
신정훈 의원은 “한국 기업들이 특허괴물의 마구잡이식 소송 제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단 소송부터 제기해놓고 기업 경영 활동을 압박하는NPE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