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는 논란의 위문편지.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3/3b625425-46dc-4254-8f72-0fb2a36e2779.jpg)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는 논란의 위문편지.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군 위문편지 논란은 최근 한 장병이 A여고 학생이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편지에는 ‘인생에 시련이 많을텐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 군인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A여고 측은 전날(12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학교 측은 “위문편지 내용 중 일부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A여고는 1906년 설립된 사립학교로 1953년부터 결연을 맺은 군 부대에 1961년부터 위문편지를 보냈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위문방문과 병영캠프 체험도 진행했다.
"위문편지, 롤링페이퍼로 대체 고민 중"

A여고 홈페이지 캡쳐
내용이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생인권, 개인정보보호 문제 때문에 일기는 물론, 편지도 내용물을 교사가 볼 수 없는 구조"라며 "그래서 사전에 교육을 철저히 해 왔는데, 문제가 생겨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대착오적" vs "감사하는 마음 표현"
전대원 실천교육교사모임 대변인은 “사립학교가 성적, 대입 등 학업 관련한 변화에는 매우 기민하게 반응하는데 그 외 내부 행정 프로그램은 변화가 거의 없다”며 “구성원이 잘 안 바뀌다보니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관습적으로 해 오던 행사를 계속 진행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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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위문편지가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군인뿐 아니라 소방의 날에는 소방관에게, 경찰의 날에는 경찰관에게 아이들이 감사편지를 써서 보내는데, 다른 누군가를 지켜주는 행동이 고귀하고 중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했다. 그는 “편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감사함 없이 억지로 쓰거나 봉사활동 점수 쉽게 따기 위한 편법 정도로 치부되는 게 문제이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A여고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학생의 신상 정보도 유출됐다. 한 지역 학원은 A여고 학생은 원생으로 받지 않겠다고까지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과 A여고 측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에게 상담센터를 연결해주는 등 보호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한 A여고 재학생은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힘들고, 군인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잘 알고 있다”며“일부 학생의 의견으로 학교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