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친러시아 분리주의 정당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외곽에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7/4ade4e3a-5fb1-4b90-871b-64d05996ffaa.jpg)
지난달 14일, 친러시아 분리주의 정당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외곽에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가 이번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가리키고 있다”며 “러시아는 ‘하이브리드 전쟁’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활발하게 세력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전통적인 방식의 전쟁에 더해 비정규전과 심리전·사이버 전쟁 등을 섞은 전쟁을 뜻한다.
앞서 지난 14일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대규모 해킹 공격으로 외무부를 비롯한 다수 정부 부처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다운됐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정부 부처와 국가 응급 서비스 등 70여 개 웹사이트가 일시 정지됐다. 해당 사이트엔 “최악을 내다보고 두려워하라”는 글이 게시됐다.
서르히 데미다이억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차관도 러시아 배후설을 언급했다. 데미다이억 차관은 “잠정적으로 해커 조직 ‘UNC1151’이 이번 공격에 관련됐다”며 “이 조직은 벨라루스 정보부와 연계된 사이버 간첩 단체로 러시아 정보부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해킹에 쓰인 악성 소프트웨어가 러시아 정보부와 연계된 해커 조직 ‘ATP-29'의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데미다이억 차관은 “(이번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가 막후에서 벌이는 더욱 파괴적인 활동을 숨기기 위한 눈가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부인했다. 또 벨라루스 정부도 우크라이나가 UNC1151을 배후로 벨라루스를 지목한 데에 대해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수차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피해를 호소했다. 앞서 2015년과 2016년, 사이버 공격으로 의심되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있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당시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이번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명의 군대를 배치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미국도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움직임을 경고했다. 지난 14일 존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위장 작전(false-flag operation)’을 수행할 공작원 무리를 배치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침공 명분을 쌓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으로 위장한 ‘대리 군’을 통해 자국 군대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도발을 날조하고 무력간섭을 정당화하는 소셜미디어 활동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에도 이런 활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유럽과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미·러 전략안정대화를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러시아위원회,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긴장 해소를 위한 연쇄 회담을 했지만, 성과없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