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왼쪽)이 미끄러지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대헌(23·강원도청)이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에서 실격 당했다. 깨끗하게 자신의 페널티를 인정하고 캐나다 선수에게 사과했다.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은 13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 출전했으나 실격 당했다. 2조 경기에 나선 황대헌은 네 번째 코스에서 출발했다. 세 바퀴까지 4위를 유지하던 황대헌은 마지막에 인코스를 파고들어 2위까지 올라갔으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를 추월하려다 부딪히면서 뒤로 밀려났다.
황대헌은 가장 나중에 결승선을 지나쳤고, 심판은 비디오 판독 이후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주고, 뒤부아가 어드밴스를 줬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우다징도 3위로 탈락했다. 황대헌이 경기 뒤 뒤부아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13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오른쪽)이 미끄러진 뒤 캐나다 스티븐 뒤부아에게 사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경기 뒤 만난 황대헌은 “캐나다 선수에게 사과를 했다. 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됐든 실패한 것(추월)이다. 시도도 안 해보고 머뭇거리고 주저하면서 끝내기보다 끝까지 시도하고 실패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후회 없이 미련 없이 레이스 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바깥쪽에서 출발하는 건 500m에서 매우 불리한 요소다. 황대헌은 예선 성적이 좋지 않아 계속해서 바깥쪽에서 출발했다. 그는 “준준결승은 계산대로 풀렸다. 준결승은 결과가 어떻든 시도는 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이 미끄러지고있다. 김경록 기자
황대헌은 금메달 1개(1500m)로 개인전을 마쳤다. 그는 “개인전 끝났는데 후련하다. 아쉽지만 후련했던 경기다. 끝난 게 아니다. 5000m 계주(16일)까지 우리 동료들과 집중력 더 높여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준준결승에서 두 차례 삐끗했다. “앞에 달리던 외국 선수들도 그랬다. 매일매일 빙질이 바뀐다. 안 좋았던 것 같다. 근데 빙질 이야기는 핑계다. 빙질이나 장비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황대헌에겐 아직 2관왕 기회가 있다. 그는 “다관왕 욕심이 난다고 해야 하냐”며 웃었다. 이어 “마지막 경기이고, 팀 경기니까. 준비한 팀워크, 준비한 거를 보여드리고 다섯 명이서 이런 자리 가졌으면 한다”고 마지막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