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3위→2위, 김아랑·최민정 ‘불꽃 추격’ 값진 은메달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왼쪽부터 최민정·서휘민·이유빈·김아랑)이 활짝 웃으며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은 13일 결승전에서 후반까지 3, 4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치고 나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경록 기자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왼쪽부터 최민정·서휘민·이유빈·김아랑)이 활짝 웃으며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은 13일 결승전에서 후반까지 3, 4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치고 나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경록 기자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값진 은메달이었다.

김아랑(27·성남시청)·최민정(24·성남시청)·이유빈(21·연세대)·서휘민(20·고려대)이 호흡을 맞춘 한국은 13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개 팀 가운데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은 4분03초627. 금메달은 4분03초409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가 차지했다. 중국이 3위, 캐나다가 4위에 올랐다.

한국은 여자 3000m 계주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1994 릴레함메르 대회 이래 여섯 차례 금메달을 땄다. 2010 밴쿠버 대회에서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1000m 은메달리스트 최민정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로 개인 통산 네 번째 올림픽 메달(금2, 은2)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두드리는 세리머니를 한 뒤 링크에 들어섰다. 중국 관중의 응원 소리에 이어 출발 총성이 울렸지만 부정 출발이 있었다. 재출발 신호와 함께 한국 첫 주자 김아랑은 가장 바깥쪽 레인을 박차고 나갔다. 무리하지 않고 두 번째 주자 최민정에게 순서를 넘겼다.

최민정은 한 차례 추월에 실패했지만 기어코 네덜란드에 이어 2위 자리로 올라섰다.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이 벌어졌고, 한국은 8바퀴를 남기고 맨 뒤로 처졌다. 세 바퀴를 남기고 김아랑이 3위로 나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2위로 올라섰다. 최민정은 막판 중국을 따돌렸으나 1위까지는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이번 계주팀 전력은 예년보다 약하다는 평가였다. 2014 소치, 2018 평창 대회 여자 계주 금메달 멤버인 심석희가 불미스러운 일로 출전하지 못했다. 김지유(경기 일반)는 대회 전에 얻은 부상 회복이 더뎌 베이징에 오지 못했다.  

준결승도 아슬아슬했다. 마지막 바퀴까지 3위를 달렸으나 최민정이 바깥쪽 추월로 역전하면서 간신히 조 2위로 결승에 올랐다. 그래도 똘똘 뭉친 대표팀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쇼트트랙 세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직후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함께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았다. 태극기를 들고 관중석을 찾은 한국 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한편 남자 500m에 출전한 황대헌(23·강원도청)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