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28/b901c72a-2b8d-4750-b9b7-5b5d4066e2cc.jpg)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연합뉴스]
2022년은 롯데 팬들에게 특별한 해다. 이대호가 시즌 뒤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구단 역사상 최고 타자다. 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7관왕에 올랐고, 9경기 연속 홈런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해지만 이대호는 여전히 훌륭한 타자다. 타격 4위(0.364·27일 기준)에 올라 있다. 롯데 팬들이 아쉬워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에 흥분하고 있다. 이대호의 경남고 16년 후배 한동희의 성장 덕분이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28/cd597bd7-2ab8-4a64-aef5-abdb2bef07c7.jpg)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처음부터 눈에 띄진 않았다. 신인 때부터 줄곧 기회를 얻었지만 2년간 홈런 6개에 그쳤다. 타율도 2년 연속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2020년부터 조금씩 기지개를 켰다. 타율 0.278, 17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타율(0.267)은 조금 낮아졌지만 홈런 17개를 쳤다.
드디어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최근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타율 1위(0.418)를 질주 중이다.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타격 덕분이다. 초구부터 배트를 내는 비율이 높아졌고, 망설이지 않고 스윙한다. 타석당 투구수는 4.04개에서 3.58개로 줄었다. 초구 타율은 무려 0.556이다.
롯데 홈인 사직구장은 홈런을 줄이기 위해 담장을 뒤로 밀고 높였다. 성민규 롯데 단장의 이름을 붙인 '성담장'이란 별명까지 생겼다. 성담장을 처음으로 넘긴 선수가 한동희다. 사직에서만 세 번이나 아치를 그리며 홈런 1위(6개)를 달리고 있다. 타격 생산성을 보여주는 OPS(장타율+출루율) 전체 1위(1.213)도 한동희다.
![27일 SSG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한동희.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28/f6a85e43-d552-4f4d-ae73-64d5c63f406d.jpg)
27일 SSG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한동희. [연합뉴스]
27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선 상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11회 말 선두타자 안치홍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정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자, SSG는 한동희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가 4번 이대호인데도 말이다.
이런 작전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두산 베어스가 조성환을 거르고 이대호와 승부한 적이 있다. 이대호의 느린 발을 감안한 작전이다. 12년 전 두산은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SSG는 이대호를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다만, 상대팀도 피해갈 만큼 한동희가 성장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롯데 자이언츠 3루수 한동희. [사진 롯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4/28/8f42cb5f-0386-4b73-b743-58ccaac1678d.jpg)
롯데 자이언츠 3루수 한동희. [사진 롯데]
롯데는 개막 전 하위권으로 꼽혔지만, 4위(11승 1무 9패)를 달리고 있다. 이대호는 "우리 팀은 분위기만 타면 무서운 팀이다. 가을 야구에만 간다면 한국시리즈까지도 갈 수 있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희가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한동희는 "대호 선배는 몇 년 뛰어도 될 것 같은데 은퇴하신다니 아쉽다. (내가) 더 잘해서 팀이 가을 야구를 하고, 선배를 웃으면서 보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