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야구의 봄'을 불러왔다…10년 만에 LG 3연전 싹쓸이

 

3루 쪽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이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3루 쪽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이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프로야구에 진짜 봄을 불러왔다. 롯데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4-0으로 이겨 올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롯데가 LG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건 2012년 6월 22~24일 이후 3598일 만이다. '천적' LG를 잡고 2위에 안착한 롯데는 어느덧 1위 SSG 랜더스와의 간격도 3.5경기 차로 좁혔다.  

전국구 인기 구단 롯데가 올 시즌 15승 1무 9패(승률 0.625)로 승승장구하자 떠나갔던 팬들의 발걸음도 다시 야구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롯데가 LG와 맞붙은 지난달 30일 토요일 경기에는 관중 2만3018명이 몰렸다. 만원(2만5000명) 관중에 단 1982명이 모자란 수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일요일인 1일에도 2만513명이 잠실구장을 찾아 올 시즌 처음으로 이틀 연속 2만 관중을 돌파했다.  

롯데와 LG 모두 인기 구단이지만, 특히 승리 팀인 롯데 팬들의 열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롯데가 득점을 할 때마다 3루 쪽 원정 팀 관중석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1일 "응원 소리가 굉장히 커서 전율이 느껴졌고 팬들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졌다"며 "야구장을 빠져나갈 때, 팬들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산 갈매기'를 단체로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기분이 더 좋았다"고 했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롯데 한동희가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롯데 한동희가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도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완벽한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롯데 2년 차 선발 투수 김진욱은 6이닝을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지난해 신인 2차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앞선 세 차례 등판에서 연속 부진해 걱정을 샀다. 팀의 4연승과 10년 만의 LG전 스윕이 걸린 이날은 LG의 낮경기 불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완벽한 투구로 위력을 되찾았다. 6회 말 피칭을 앞두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진욱의 머리 위로 큰 박수가 쏟아졌다.  


4월 최고 타자인 한동희 역시 5월의 첫날에도 비상을 멈추지 않았다.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을 0.436까지 끌어올렸다. 개막 전 "우리는 약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던 선배 이대호의 호언장담을 '리틀 이대호' 한동희가 현실로 만들고 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7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 무사히 복귀 신고를 마쳤다.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는 희생플라이 두 개로 2타점을 올렸다.  

반면 롯데에 2위 자리를 내줬던 LG는 이날 키움 히어로즈가 KT 위즈에 9-3으로 승리하면서 5위까지 내려앉았다. 타선이 롯데전 3경기에서 합계 5점을 뽑는 데 그쳐 무기력하게 3연패했다. 키움은 단독 3위가 됐다. 

롯데 선발 김진욱이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땅볼 타구를 처리한 야수에게 감사의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선발 김진욱이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땅볼 타구를 처리한 야수에게 감사의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는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6-3으로 역전승해 주말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2-3으로 뒤진 9회 초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상대로 4점을 뽑아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은 KIA와 자리를 맞바꿔 7위로 올라섰다. KIA 선발 양현종은 7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또 다시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탈삼진 4개를 추가하면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탈삼진(1706개) 기록을 세운 데 만족해야 했다. 

두산 베어스는 인천에서 SSG를 9-0으로 완파하고 3연패를 탈출했다. 두산 선발 로버트 스탁이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승 째를 올렸고,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마침내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했다. SSG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는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해 시즌 2패(3승)를 안았다.  

한화 이글스는 창원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겨 최하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를 다시 2경기로 벌렸다. 임시 마무리 투수 장시환이 1점 차 승리를 지켜 5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NC 드류 루친스키는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지만, 팀이 패해 빈손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