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대신 손 키스, 손흥민의 진심 담은 감동 세리머니

 

후반 15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활짝 웃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후반 15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활짝 웃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이 자신의 축구인생에 새로운 이정표를 쓴 날, 색다른 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자신을 비롯해 토트넘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어린이 팬을 위한 마음의 선물이었다.

손흥민은 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 EPL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몰아치며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서 손흥민이 터뜨린 18호와 19호골. 대선배 차범근 전 감독이 현역 시절이던 1985~86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기록한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17골)을 뛰어넘었다.

19호골을 신고한 손흥민은 나란히 17골을 기록 중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제치고 득점 랭킹 단독 2위로 도약했다. 22골을 터뜨린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간격을 세 골로 좁혔다.  

후반 15분 두 번째 골을 넣고 손흥민이 선보인 세리머니가 눈길을 끌었다. 양손으로 손 키스를 한 뒤 얼굴 앞에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이후 자신의 시그니처인 사진 찍기 동작으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골 직후 손키스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손흥민. [EPA=연합뉴스]

두 번째 골 직후 손키스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손흥민. [EPA=연합뉴스]

이어진 하트 세리머니. [EPA=연합뉴스]

이어진 하트 세리머니. [EPA=연합뉴스]

 
토트넘을 사랑하는 5살짜리 꼬마 팬 라일리 키스를 격려하는 사랑의 세리머니였다. 토트넘은 레스터시티전을 앞둔 지난달 28일 공식 SNS 계정에 라일리의 영상을 게재했다. 예정일보다 석 달 일찍 조산아로 태어난 라일리는 “너무 일찍 태어난 데다, 뇌성마비가 겹쳐 평생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다. 이후 미국에서 수술을 받고 열심히 재활에 참여해 조금씩이나마 걸을 수 있게 됐다.

태어나자마자 힘겨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라일리의 유일한 즐거움은 좋아하는 팀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공 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이 사연이 영국 방송사 ITV를 통해 영국 전역에 소개되자 토트넘이 라일리를 격려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벤 데이비스와 조 로돈이 직접 라일리의 집을 방문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영상통화로 함께 했다.

 
토트넘이 선보인 영상에서 라일리가 두 토트넘 선수와 인사를 나누며 자신만의 골 세리머니를 공개했는데, 그 동작이 바로 손흥민이 레스터시티전 득점 직후 선보인 ‘손 키스와 하트 만들기’다.

손흥민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라일리의 영상을 보며 즐거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토트넘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세리머니도 따라하는 모습이 귀여웠다”면서 “경기에 앞서 팀 성적과 개인적인 퍼포먼스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해) 힘들었는데, 라일리가 힘을 준 것 같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비슷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즐거워했다.  

레스터시티전 승리 후 활짝 웃으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의 뒤로 태극기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레스터시티전 승리 후 활짝 웃으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의 뒤로 태극기가 보인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