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2개월째 증가세…"대출 문턱 낮춘 영향"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

시중 은행들이 속속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6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2000억원)과 올해 1월(-5000억원), 2월(-2000억원), 3월(-1조원)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4월(1조2000억원) 들어 다시 증가로 돌아선 뒤 2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가 폭은 8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잔액 787조6000억원)은 한 달 새 8000억원 불었다. 증가액은 4월(2조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은 1조1000억원 늘었지만, 나머지 개별 주택담보대출 등이 소폭 감소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71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5000억원이 줄었다. 기타대출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3월 이후 은행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한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은행의 대출 영업 강화도 이어지면 앞으로도 전체 가계대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경우 대출 증가세가 5개월째 이어졌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19조2000억원으로 한 달 새 13조1000억원 늘었다. 5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2조원을 포함해 8조9000억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도 4조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8조9000억원)은 5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이었다.

관계짜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이어지고, 시설자금 수요와 은행의 기업 대출 취급 노력이 맞물려 5월 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5월 말 기준 2187조2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27조8000억원 증가했다.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집행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의 자금 유입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1조7000억원 늘었다.

금리 상승 등으로 개인과 지방자치단체 자금이 들어오면서 정기예금도 19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5월 한 달 간 5조5000억원 감소했다.  

국고 자금 유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6조7000억원 줄었고, 채권형펀드에서도 2조1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와 기타펀드는 각각 5000억원, 3조4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