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담은 이종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면서 성사됐다. 중국 측이 먼저 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회담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양국 장관은 최근 한반도 및 역내 안보 정세와 양국 국방교류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장관은 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ㆍ중이 공조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비용보다 핵 포기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웨이 부장은 “중국으로선 한반도에서의 평화 유지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며 “한ㆍ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이해를 공유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 둘째)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오른쪽)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첨예한 갈등 사안인 주한미군 사드 정상화 문제 등에 대한 회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이 장관도 회담을 마친 뒤 사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추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전날 TV조선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방송에서 “한국은 사드가 아니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꼭 사드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 중국 입장을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자리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포대와 관련, 한.미는 정상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뉴스1
이번 회의는 10일 저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사흘간 진행된다. 11일엔 한ㆍ미 양자 회담과 한ㆍ미ㆍ일 3국 장관 회의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