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일 미래대화 포럼 영상축사에서 드러난 한일 외교장관의 발언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속도감 있는 관계 개선과 현안 협의를 강조한 반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임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는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04/fa14812b-5aba-4df8-8c76-0b62a596f4f9.jpg)
지난 3일 한일 미래대화 포럼 영상축사에서 드러난 한일 외교장관의 발언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속도감 있는 관계 개선과 현안 협의를 강조한 반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임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는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 [연합뉴스]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한국 측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가겠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지난 3일 동아시아연구원(EAI)와 일본 ‘겐논 NPO’가 주최한 한·일 미래대화 포럼에서 양국 외교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표면상 양 장관은 현안 해결 및 관계 개선을 위한 소통 강화에 뜻을 모은 것처럼 보였지만,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됐다. 박 장관은 ‘조속한’ 등의 표현을 사용해 속도감 있는 협의를 강조한 반면, 하야시 외무상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일관된 입장’에 방점을 찍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강조하며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04/1c358cf1-9b8e-4776-919c-8cf67b3adbb1.jpg)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강조하며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의 보상을 포함한 모든 논의가 종결됐다고 보고 있다. 위안부 문제 역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종결됐다는 입장이다. 결국 ‘일관된 입장’이란 표현엔 과거사 문제는 양국 간 공식 합의와 협정을 통해 마무리된 사안으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 피해 보상 등 한국 측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뉘앙스가 담긴 셈이다.
속도 내는 韓, 신중한 日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을 주요 외교과제로 설정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본 측도 이에 호응하는 모양새지만, 과거사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입장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04/16e823c6-5314-4f28-bda7-a7a32d9a5fb5.jpg)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을 주요 외교과제로 설정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본 측도 이에 호응하는 모양새지만, 과거사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입장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하고,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는 실질적 움직임에 나선 것과 달리 일본 측에선 아직 눈에 띄는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일본 내부에선 ‘한국의 적극적 노력에 발맞춰 호응할 때가 됐다. 지금이 아니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가 마련할 강제징용 해법의 구체적 내용과 방향성에 따라 논의가 진전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진, 피해자 만나고 빈소 조문
![지난 2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를 찾아 면담한 박진 외교부 장관.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04/19217d7e-c239-4ee3-b868-6ba7332386c6.jpg)
지난 2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를 찾아 면담한 박진 외교부 장관. [뉴스1]
박 장관은 이 할아버지에게 “(강제징용 문제를) 최대한 조속히, 진정성을 가지고 풀겠다는 아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문제가 잘 풀리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면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엔 지난 1일 별세한 근로정신대 피해자 고(故) 전옥남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의료원에 들러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