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네카르베스트하임 원자력 발전소를 지난 6월 촬영한 모습. 원자로 1기는 2011년 가동을 멈췄고, 남은 1기는 올 연말에 가동을 중단한다. EPA=연합뉴스
그는 다만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전력을 생산하진 않는다. 원자력은 현재도 미래에도 위험하며, 차세대에 부담을 주는 기술”이라며 “법으로 정해진 독일의 탈핵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州)에 위치한 이자르 2호기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네카르베스트하임 2호기가 대기 상태로 남고, 니더작센주의 엠슬란트는 연말에 운영이 종료된다. 남은 두 원전의 발전 용량은 1400㎿로 같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가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독일의 천연가스 비축량에 대한 도표를 보여주고 있다. AP=뉴시스
그러나 정부의 이런 결정을 놓고 원전 연장 지지파와 반대파 모두가 반발하고 있다. 이날 하벡 부총리가 기자회견장에 도착하자 반대파 시위대가 그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반면 독일 기독민주당(CDU) 인사이자, 앙겔라 메르켈 전 정권 당시 보건장관 등을 지낸 옌스 스판은 “녹색당은 원전을 멈추기 위해 환경 살해자인 석탄을 이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원전의 가동을 멈추고 대기 상태로 유지하는 것에 대한 기술적 우려도 나온다. 원전 운영 기업인 이온(E.ON)은 “가장 중요한 질문은 원전을 대기 상태로 두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라며 “원전은 스위치를 껐다가 켜는 것처럼 운영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화상으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화상 통화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의 가스는 독일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생산된 전기는 프랑스의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다시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독일로 가스를 보내기 위한 작업은 수주 내로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력이 원전에서 나오는 프랑스와 달리 독일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전력 생산의 약 70%가 원전에서 나오는 프랑스는 현재 원전의 유지관리 문제로 전체 원자로 52기 중 32기가 가동을 멈춘 상황이다.
지난 2일 러시아가 재가동이 예정됐던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가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현재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를 대처하는 정치권의 노력이 시급해진 상황이라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