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본회의장이 정쟁의 최일선이 된 지 오래인데, 본회의 진행을 특정정당의 대표(비대위원장)가 맡는다면 양당의 말싸움이 수시로 격화될 것”이라며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과 부의장직 중 하나는 내려놓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도 BBS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이나 부의장은 초당적 지위에 있는데,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의아한 일”이라며 “국민들도 ‘도로 친윤(친윤석열)이냐’고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법 20조 1항은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특별히 법률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원 외의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 조항을 들어 “부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자리여서 부의장과 비대위원장 겸직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 부의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은 국회 관례를 과감하게 깬 일”이라며 “국민의힘, 참 잘했다”고 적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최고위원을 겸직하면서 국민의힘으로부터 “둘 중 하나는 내려놓으라”는 공세를 받고 있는데, 정 부의장 사례를 들며 이를 비꼰 셈이다.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 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 지 13일 만에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가 출범하게 됐다.
정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권성동 원내대표는 과거 사례를 들면서 ‘부의장과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다. 다만 의원들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