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부활’하나…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관람객 회복세

지난달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영화 포스터 옆을 지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영화 포스터 옆을 지나고 있다. 뉴스1

 
최근 들어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의 70~9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다녀간 관람객 수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월의 94% 수준까지 회복됐다. 롯데멤버스가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와 공동으로 롯데시네마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CGV와 메가박스 관람객도 2019년 1월과 비교해 각각 80%, 7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관람객이 한때 4분의 1까지 고꾸라졌던 영화관 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9년 국내 영화관 관객 수는 2억2668만 명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6053만 명으로 급감한 바 있다.  

2019~2022년 상반기 연령대별 이용객 추이 그래프. 자료 롯데멤버스

2019~2022년 상반기 연령대별 이용객 추이 그래프. 자료 롯데멤버스

 
하지만 올 상반기 롯데시네마 이용 고객 수(구매 티켓 기준)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나이대로는 어린이·청소년 관람객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올 상반기 남성 관람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64.8% 늘었다. 이에 따라 영화관 이용 비중은 남성 50.1%, 여성 49.9%로 2019년 상반기 각각 35.1%, 64.9%에서 크게 뒤집어졌다. 10대 이하 이용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1.6배 가량 더 많았다.  

여성→남성, 일반석→프리미엄관 증가  

VIP관·패밀리관·프라이빗관 같은 프리미엄관 이용이 코로나19 전보다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올 상반기 일반관 이용객 수는 14.2% 감소한 반면, 프리미엄관 이용은 8.5% 늘었다. 영화관 매점에서 음료나 팝콘 등을 구매한 고객 수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317.2%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극장 내 취식이 허용되면서다.  


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의 영화관 방문율이 OTT 비가입자보다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영화관 산업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콘텐트가 우수하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문화 향유층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2019~2022년 상반기 상영관별 이용객 추이 그래프. 자료 롯데멤버스

2019~2022년 상반기 상영관별 이용객 추이 그래프. 자료 롯데멤버스

 
정훈 롯데멤버스 데이터전략부문장은 “프리미엄관 이용객 증가와 함께 영화관 내 매점에서도 단순 식음료 세트보다 굿즈 콤보, 캐릭터 콤보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며 “마니아층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기준으로 하면 회복세는 더 뚜렷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22년 7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서 “국내 영화산업의 7월 전체 매출은 1704억원으로 3개월 연속 상승세”라고 밝혔다. 앞서 5월과 6월 매출은 각각 1507억원, 1582억원으로 2015~2019년의 5, 6월 평균 매출 1470억원, 1406억원을 넘어섰다.  

업계 “지난달부터는 주춤…예의주시 중”

영진위는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2’가 대히트한 것을 계기로 시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어 팬데믹 기간 중 개봉을 미뤄왔던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7월 집중 개봉하면서 매출과 관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매출 회복에는 영화 관람료 인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CGV를 시작으로 지난 7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영화 관람료를 잇달아 올린 바 있다. 

다만 업계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급격히 늘었던 매출, 관객 수 증가 폭이 지난달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아주 부정적인 것도 아니어서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