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200인분 뚝딱, 요즘 대륙에서 뜨는 이 시장

 지난 달 말, 중국 관영 매체 CCTV는 ‘게으름 경제(懒人经济)’가 불러온 새로운 소비 열기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태만함과 지양해야할 태도로 여겨지던 게으름이 오히려 스마트한 일상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륙의 게으름 경제는 이제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명사로 불린다.

[사진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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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중시, 스마트하게 갓생 산다

2021년 중국의 스마트 가전 출하량은 2억 2천만 대를 넘어섰다. CCTV는 2022년 스마트 가전 출하량이 2억 6천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며, 오는 2025년에는 5억 4000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게으름을 대신할 신통한 기기들이 일상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바쁜 아침, ‘게으름뱅이용 칫솔’을 쓰면 머리를 손질하면서 이를 닦을 수 있고, ‘게으름뱅이를 위한 드라이기’를 사용하면 머리를 말리는 동안 간식을 먹을 수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中国社会科学院) 사회학 연구소 주디(朱迪) 연구원은 “게으름 경제는 이 시대 발전의 산물”이라며 “과학기술 덕분에 제품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인간의 니즈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CCTV]

중국 사회과학원(中国社会科学院) 사회학 연구소 주디(朱迪) 연구원은 “게으름 경제는 이 시대 발전의 산물”이라며 “과학기술 덕분에 제품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인간의 니즈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CCTV]

중국 사회과학원(中国社会科学院) 사회학 연구소 주디(朱迪) 연구원은 “게으름 경제는 이 시대 발전의 산물”이라며, “과학기술 덕분에 제품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인간의 니즈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게 됐고, 이는 경제의 질적 성장에도 이로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중국 사회과학원(中国社会科学院) 사회학 연구소 주디(朱迪) 연구원은 “게으름 경제는 이 시대 발전의 산물”이라며 “과학기술 덕분에 제품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인간의 니즈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으름이 창출한 새로운 일자리

게으름 경제의 발전은 새로운 직업을 파생 시키고 있다.
아침 8시 반, 정리 전문가 한리(韩丽)씨는 고객의 집을 방문해 옷장 정리부터 시작한다. 한 씨는 “정리 서비스 비용은 몇 천 위안에서 몇 만 위안까지 천차만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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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전문가는 옷장, 서재, 침실뿐만 아니라 냉장고 청소 서비스도 제공한다. 2022년 현재, 중국에 관련 기업이 약 1만 9000개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19년 새로 사업자 등록을 한 기업은 1만 1000곳에 달하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증가율이 80.9%였다.

2021년 기준, 중국의 게으름 경제 관련 기업은 188만 3000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사이 평균 성장률이 112.7%에 달한다. 룽샤 껍질 벗기기, 쓰레기 분리수거 대행 등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직업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베이징 사범대학(北京师范大学) 완저(万喆) 교수는 “게으름 경제는 경제 발전과 기술 혁명이 함께 만들어낸 산물로서, 새로운 서비스업의 굴기를 이끌어 인류 사회의 분업을 보다 명확하게 세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게으름 경제’의 개념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기존의 게으름 경제가 단순히 ‘신속 간편’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보다 ‘정교하고 세분화된 게으름’을 추구한다. 지금의 게으름 경제는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이끌고, 동시에 빠르게 돌아가는 생활 리듬 속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90허우(90년대생) 우완장(吴万章)은 게으름 경제 덕분에 큰 돈을 벌었다. 그는 얼마 전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을 열었다. 이 식당의 특별한 점은 요리사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스마트 쿠커(智能炒菜机)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완장의 매장에는 9칸 짜리 스마트 쿠커가 있고, 1시간에 2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그는 일주일 매출이 약 10만 위안(약 2000만 원)에 달한다며, 보통 하루에 1만 위안(약 200만 원) 이상 벌어들인다고 밝혔다.

우완장의 매장에는 9칸 짜리 스마트 쿠커가 있고, 1시간에 2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우완장의 매장에는 9칸 짜리 스마트 쿠커가 있고, 1시간에 2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사진 中国经营报]

우완장의 매장에는 9칸 짜리 스마트 쿠커가 있고, 1시간에 2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사진 中国经营报]

[사진 中国经营报]

[사진 中国经营报]

중궈징잉바오(中国经营报) 보도에 따르면, 우완장의 식당은 선전(深圳) 신저우춘(新洲村)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80%가 요식업 종사자로 이뤄진 지역으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식당가’로 불린다.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우완장은 스마트 쿠커 덕분에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조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비교적 소규모 매장에 비용도 절감해 효율 제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소비 업종이 계속해서 생겨남에 따라 새로운 소비 니즈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게으름 경제’는 사람들의 일상을 바꿈과 동시에 세분화된 시장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제 게으름은 더 이상 지탄받아야할 대상이 아니라 스마트 혁명의 마중물이 된 셈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사진 차이나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