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에 4대금융 역대 최대 실적…신한 '리딩뱅크' 탈환

4대 금융사가 금리 인상 덕을 톡톡히 봤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올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4조88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1208억원)보다 18.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올 1분기(4조5951억원)보다 6.4% 증가했다. 3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누적 수익도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3조8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다.

서울 한 시중은행에 걸린 현수막. 연합뉴스

서울 한 시중은행에 걸린 현수막. 연합뉴스

현재까지 ‘리딩 뱅크’(1등 금융지주)는 신한금융이다. 3분기 1조594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올해 들어 누적 순익은 4조3154억원이다. 업계에선 이대로라면 올해 신한금융이 3년 만에 KB금융을 제치고 리딩 뱅크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한다.  

KB금융은 분기 기준으로 2020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1등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줬다. 3분기 순이익은 1조2713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소폭 뒤처졌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4조279억원이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어난 8998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도 1조121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북‧광주은행 등을 보유하고 있는 JB금융지주의 3분기 순익은 1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수익은 48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들 금융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늘어난 이자 수익이다. 전체 대출이 늘지는 않았지만,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르면서 대출로 인한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신한금융 '리딩 뱅크' 차지…사옥 매각 이익 덕   

계열사 사옥 매각 같은 대규모 일회성 이익도 실적 희비를 갈랐다. 신한금융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 4438억원(세전)이 3분기 실적에 포함되며 ‘리딩 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 부동산 매각이익이 실적에 포함됐던 전 분기보다 당기순이익이 2.5% 감소했다.

금융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췄던 4대 금융그룹의 은행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예컨대 KB금융 순이익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8.3%에서 올해 3분기 67.2%로 높아졌다. 신한금융(60.1%)이나 하나금융(78.7%), 우리금융(89.1%)도 은행 의존도가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 실적에 긍정적 영향만 주는 건 아니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4대 은행의 정기 예금 잔액은 3분기에만 50조원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말 1%대 정기예금 금리가 현재 최고 4% 중후반까지 오른 영향이다. 반면 이자율이 0.1% 수준인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은 같은 기간 20조원 넘게 줄었다. 그만큼 자금 조달 비용이 비싸졌다는 의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채권시장 침체로 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 유동성 부담도 커질 수 있어 3분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