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출전 멀티히트 이용규 "한국시리즈 꼭 밟고 싶다"

키움 이용규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회 적시타를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키움 이용규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회 적시타를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키움 히어로즈 특유의 ‘공포의 좌타라인’이 다시 한 번 힘을 발휘했다. 선발로 나선 이용규가 맹타를 휘둘렀다.

키움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7-6으로 이겼다. 이로써 전날 1차전 3-6 패배를 설욕하면서 시리즈 균형을 1승1패로 맞췄다. 키움과 LG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이날 키움은 평소처럼 주축 좌타자들을 대거 내세워 선발 라인업을 짰다. 1번 김준완부터 2번 이용규, 3번 이정후, 4번 김혜성까지 앞선을 모두 좌타자로 배치했고, 6번과 8번에도 김태진과 송성문을 투입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계속해 밀고 있는 키움 특유의 전략은 이날따라 더욱 빛을 발휘했다. 이들 모두 공격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치면서 2차전 승리를 합작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15승을 거둔 LG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격을 전개한 점이 주요했다.

초반 승부처는 키움이 1-0으로 앞선 2회였다. 선두타자 김태진이 우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이지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송성문이 플럿코로부터 좌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내 2-0으로 도망갔다.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1사 1·2루에서 김준완이 2루수 땅볼로 2·3루를 만들었고, 이용규와 이정후의 2타점 우중간 적시타와 우월 2루타가 연달아 터져 5-0으로 달아났다.

키움이 자랑하는 좌타자들로부터 집중타를 맞은 LG는 당황했다. 뒤이어 나온 김혜성의 안타 때 좌익수 김현수가 이를 빠르게 홈으로 송구해 2루 주자 이정후의 홈 쇄도를 차단했다. 그런데 이 틈을 타 김혜성이 2루로 향하자 포수 유강남이 이정후를 신경 쓰지 않고 2루로 공을 던졌다. 그리고 이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이정후가 홈을 밟았다. 여기에서 키움은 여유롭게 6-0으로 도망간 반면, LG는 결국 선봉장 플럿코를 내려야 했다.

LG는 이 점수 차이를 마지막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3회 공격에서 채은성의 좌전 2루타로 2점을 만회한 뒤 6회 4점을 보태 6-7까지 따라간 뒤 정우영과 이정용, 고우석 등 강력한 불펜진을 총투입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회 초 1사 2루에서 키움 송성문의 적시타 때 김태진이 득점한 뒤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2회 초 1사 2루에서 키움 송성문의 적시타 때 김태진이 득점한 뒤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엇보다 LG로선 2이닝도 채우지 못한 플럿코의 부진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지난달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어깨 담 증세로 한 달간 휴식을 취한 플럿코는 이날 1과 3분의 2이닝 동안 55구를 던지면서 7피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불펜을 과도하게 소모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키움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는 4이닝 8피안타 2탈삼진 5실점(3자책점)을 기록했고, 김재웅은 7-6으로 앞선 9회 올라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른 이용규는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이용규는 "데일리 MVP는 처음이다.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 그래도 후배들에게 조금은 더 떳떳해지는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용규는 "올해 플럿코 상대로 네 타석만 쳤는데 데이터상으로는 직구와 커터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줬다. 또, 타이밍이 늦은 데이터도 있었다. 그래서 빠른 공만 생각하고 방망이를 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타석에선 "김준완에게 2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더라. 초구에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생각하고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면 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커트를 이어가는 '용규 놀이'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날은 계속해서 초구부터 배트를 휘둘렀다. "아무래도 가을 야구를 하다 보면 쉬운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치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게 된다.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또, 상대방이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볼을 노렸다"고 했다.

PO 2차전(25일·잠실)

PO 2차전(25일·잠실)

 
이용규는 프로 19년차지만 한국시리즈는 KIA 시절 한 번 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한국시리즈를 다시 밟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을 야구는 어차피 승리가 첫 번째다.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