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3/23/9f344b41-e611-46e5-b13b-f9537525d818.jpg)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23일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이사진들과 만나 “내가 계속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며 CEO 후보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그는 “이사진이 윤 후보자를 오랫동안 설득했지만, 결국 윤 후보의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후보 사퇴 사실을 공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차기 CEO 선임 안건이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다. KT 측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확정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여권의 비판, 못 피했나
![KT의 차기 CEO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 KT]](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3/23/e1f976b8-c83a-45ad-abc7-b785be040934.jpg)
KT의 차기 CEO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 KT]
지난 7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을 위해 이권 카르텔 세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KT가 윤경림 사장을 차기 CEO 최종 후보로 발표한 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KT뿐만 아니라 임기를 1년 남겨둔 포스코 회장직, 그리고 다른 공기업의 CEO 인선에 정부가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검찰 수사도 KT를 겨누고 있다.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이 지난 7일 구 대표와 윤 후보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2021년 7월 현대차가 에어플러그(구 대표의 형이 창업한 벤처기업)를 인수하는 과정에 두 사람이 관여했고, 윤 후보가 이에 대한 대가로 KT 임원에 영입됐다는 주장이다.
이날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실이 최후통첩을 날렸고, 검찰과 경찰이 KT 수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며 압박한 결과”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KT 등 민간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고, 비정상적인 개입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KT 구성원·주주는 ‘술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달 25일 온라인에 개설된 KT 주주모임의 회원 수는 현재 1700여명(보유 지분 약 1.3%). 이들은 주총 전까지 주식 500만 주(지분율 약 1.9%)를 모아 윤 후보에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었다. 이들은 “외압에 무너진 것”, “주주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는 윤 후보의 사퇴를 무책임하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자신들의 인력 풀 안에서 무리하게 후보를 뽑은 데서 비롯된 실패”라며 “대혼란을 초래한 이사회에 대해 단호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주주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T의 외국인 주주 지분은 지난해 주총 기준으로 43.14%다. 앞서 지난 19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윤 후보의 대표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견을 내면서 “사내 이사로서 법적 우려가 있는 이사(구현모 대표)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배구조 감독과 위험 관리에 대한 책임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CEO 후보가 없다면 주주 가치뿐만 아니라 회사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선임안에 찬성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데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겹쳐 KT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 순매도 폭이 큰 편이었는데 이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KT는 전날보다 1.31% 떨어진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총서 CEO 선임 안건 제외
한편 이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중앙일보와 만나“KT가 국내 대표 통신업체로서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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