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 세리머니하는 손흥민. 뉴스1
클린스만호는 2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전반을 2-0으로 앞섰으나 후반 초반 연달아 두 골을 내줬다. 이날 무승부에도 역대 국가대표팀 상대 전적에서는 4승 3무 1패로 우리나라의 우위는 이어졌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본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FIFA 랭킹 17위의 강팀이다. 25위인 한국보다 랭킹이 높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27일 파울루벤투(포르투갈)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에 열리는 북중미월드컵까지다. 그는 지난 2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처음으로 대표팀을 소집했다. 콜롬비아전은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그래도 클린스만 감독이 선언한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의 가이드라인은 확실히 보여줬다. 한국은 전반 내내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골과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체력 저하를 겪으며 실점한 장면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콜롬비아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에도 맹활약한 손흥민(오른쪽). 연합뉴스
경기 시작부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이재성이 상대 수비수의 패스를 커트해 페널티아크 왼쪽의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다. 손흥민은 주특기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구석을 흔들었다. 골문 왼쪽에 서 있던 콜롬비아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지역이었다. 손흥민은 전매 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A매치 108경기에서 37골을 넣은 손흥민은 박이천(36골)을 제치고 역대 대표팀 득점 3위로 올라섰다.

만회골을 넣은 콜롬비아의 간판 공격수 로드리게스(오른쪽). 뉴스1
손흥민은 또 전반 40분 콜롬비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에 상대 페널티아크 전방에서 얻어낸 프리킥은 깔끔하게 선공했다. 오른발로 감아찬 그의 슈팅은 상대 골문 왼쪽 구석에 꽂혔다. A매치 통산 5호 골. 손흥민은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학교 감독을 넘어 한국 선수 최다 프리킥골 신기록을 쓰는 겹경사를 누렸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반격에 나선 콜롬비아가 3분 만에 두 골을 만회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분 하메스 로드리게스(올림피아코스)가 만회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3분 호르헤 카라스칼(CSKA모스크바)이 동점골을 넣었다.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로드리게스는 2014 브라질월드컵 득점왕(6골) 출신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 카드'로 후반 15분 조규성과 공격수 정우영을 빼고, 오현규(셀틱)와 이강인(마요르카)을 투입했다. 후반 23분엔 이재성과 미드필더 정우영을 빼고 손준호(산둥)와 나상호(FC서울)까지 출전시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결승골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 지휘하는 클린스만(오른쪽 둘째) 감독. 연합뉴스
한편 이날 경기는 오후 8시 킥오프 예정이었지만, 21분 늦게 시작했다. 콜롬비아 대표팀이 숙소에서 예정보다 늦게 출발하면서다. 퇴근 시간 교통체증에 휘말린 콜롬비아는 경기장에 오후 7시15분에 도착했다. 이어진 워밍업 시간까지 길어지자, 양 팀은 합의로 경기 시간을 늦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