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 송봉근 기자
1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52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수입액은 543억4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4% 줄었다. 조업일수(지난해 23일, 올해 21.5일)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 증감률은 -9.3%였다. 5월 한 달 동안 무역수지는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 규모도 273억5000만 달러로 늘었다.
다만 긍정적 신호도 들어왔다. 월간 적자액은 올 1월(-125억3000만 달러) 뒤로는 꾸준히 개선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 5월(-15억8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월간 최저치를 찍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5.8%)부터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최근 이어진 IT(정보기술) 업황 악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실적이 잘 나온 데 따른 역(逆) 기저효과, 조업일수 감소 등도 수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중국(-20.8%)을 비롯한 주요 6대 지역 수출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대(對) 중국 수출이 12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 중국·아세안으로의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이들 지역의 대세계 수입이 줄어든 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대 미국·유럽연합(EU) 수출 감소는 지난해 5월 호실적에 따른 역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지난달 수입은 원유(-16.2%)·가스(-20.2%)·석탄(-35.1%) 등 3대 에너지원에서 20.6% 급감한 영향으로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세 덕분이다. 에너지 외에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하락했다. 월별 수입 감소율은 3월 -6.4%, 4월 -13.3%를 거쳐 지난달 -14%로 점점 커지고 있다. 줄어든 수입이 무역적자 확대를 막아주는 셈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향후 무역 전선의 최대 변수로는 수출 반등 시기가 꼽힌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전기차·라면 같은 유망 품목 밀착 지원, 중국 내 프리미엄 소비재 전시회와 신성장 제조업 마케팅 지원 등으로 수출을 늘리겠단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산업연구원의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국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상저하고' 기대가 흔들리는 것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반도체 경기 반등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결국 반도체가 수출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내세운 '수출 플러스' 목표는 수정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정부는) 하반기에 무역수지부터 개선되고, 그다음 수출도 개선될 거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