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달 열린 1박 2일 ‘노숙 집회’에 참여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수십 명을 입건했다. 또한 불법 집회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에 따라 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집행부를 연이어 소환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16~17일 서울 도심에서 진쟁된 민주노총의 1박 2일 상경 집회와 관련해 2일 오전까지 집행부 3명과 조합원 24명 등 총 27명을 입건했다. 적용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등이다.

또 이날 오전에는 입건된 집행부 중 한 명인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은형 부위원장을 비롯한 다른 2명도 이날 오후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며, 집행부 외 피의자로 입건된 조합원들에 대한 수사도 신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들은 당시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지난달 1일 경찰 수사에 반발해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씨를 추모한다며 1박 2일간 총파업과 집회를 진행행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집회 주최자 준수사항을 위반했고 오후 5시 이후 해산 명령에도 불응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들이 사전에 신고한 집회 개최 범위를 넘어 도로를 점거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도 1박 2일 집회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남대문서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 2명을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당초 경찰은 이들에게 지난달 25일까지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장 워원장 등은 두 차례 출석을 미뤘고, 오는 12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한 상태다.

또한 남대문서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집회 당시 양회동씨의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은 조합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근 도심 불법 집회를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31일 남대문경찰서 경비대책회의에 직접 참석해 “집회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불법에 대해서 경찰로써 해야 할 역할을 주저 없이 당당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윤 청장은 집회 현장에서 필요시 캡사이신 분사 장비 등을 적극 활용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