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일인 6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아파트 베란다 밖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김준희 기자
전주·대전 아파트·주택가 태극기 드물어
근처 전북도청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 등 관공서를 제외하곤 태극기를 단 곳은 드물었다. 주택가에서도 국가 기념일이 무색할 정도로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같은 시각 대전 유성구 한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비슷했다. 수백 세대 중 태극기를 단 집은 5곳 안팎이었다.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르면 현충일을 비롯한 3·1절·제헌절·광복절·국군의날·개천절·한글날 등 국경일과 기념일로 지정된 날엔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국경일·기념일을 앞두고 정부와 자치단체 등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독려해도 ‘공염불’에 그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현충일인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가 듬성듬성 걸려 있다. [사진 독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06/df4ab44d-5e65-4f64-b322-63fe17f34173.jpg)
현충일인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가 듬성듬성 걸려 있다. [사진 독자]
“나라 어지러운데 태극기 무슨 의미”
올해 현충일에 태극기가 실종된 배경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주요 현안마다 여야로 나뉘어 대립하는 정치권 탓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모(76·전주 송천동)씨는 “매년 국경일·기념일마다 태극기를 걸었는데 이번엔 생각도 안 났다”며 “국회의원들이 정치를 잘못해 나라가 어지러운 판에 태극기를 다는 게 무슨 의미냐. 애국자가 따로 있냐”고 했다.

6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아파트에 태극기 4개가량이 걸려 있다. 김준희 기자
“태극기 게양은 국가에 '감사함' 표현하는 것”
향토사학자인 이인철(96) 체육발전연구원장은 “오늘날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된 건 6·25(전쟁) 등 위기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사람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현충일에 태극기를 다는 건 순국선열과 국가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달지 않는 풍토에 대해선 “정치가 이렇게 만들어놨다”며 “특정 세력끼리 권력을 잡기 위해 싸우다 보니 국가라는 의미는 희석되고 정치 패러다임만 남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