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조선업 5위? 알고보니 '현대' 진출 15년만 199척 수주

HD현대의 조선부문 해외 계열사인 ‘현대베트남조선(Hyundai Vietnam Shipbuilding)’이 누적 선박 수주 200척을 눈앞에 두고 있다. 14일 현대베트남조선은 최근 아프리카 소재 선사로부터 석유제품운반선(PC선) 2척을 수주함으로써 신조선 사업 진출 15년 만에 누적 199척의 선박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베트남조선은 1996년 현대미포조선과 베트남국영조선공사 간 합작회사로 설립됐다. 현재 지분은 현대미포조선이 55%, 베트남조선산업주식회사(SBIC)가 30%를 각각 갖고 있다. 나머지 15%는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건설이 보유 중이다.

처음엔 선박 수리 및 개조를 주력 사업으로 하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 신조선 사업으로 전환했다. 이후 2009년 5만6000t(DWT)급 벌크선인 ‘E.R 베르가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57척의 선박을 인도하며 동남아 최대 조선소로 성장했다. 덕분에 현지에서 현대베트남조선은 ‘베트남 조선업’을 상장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또 국내 조선 업계의 해외 진출사에서 사실상 유일한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베트남 전체 수주 잔량서 74.4% 

베트남은 현재 세계 5위(수주잔량 124만2367CGT)의 조선업 국가다. 여기서 현대베트남조선은 시장점유율 74.4%인 92만4000CGT를 차지한다. 또 베트남이 지난해 인도한 선박(36만9000CGT) 중 80.5%인 29만여CGT를 현대베트남조선이 인도했다. 베트남은 현대베트남조선이 신조선 사업을 시작한 2009년 이후부터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0위권 이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국내 못지않은 꼼꼼한 품질 관리

현대베트남조선의 성공 비결은 국내 못지않은 꼼꼼한 품질관리다. 모기업인 현대미포조선에서 파견된 엔지니어 60여 명이 현지에 상주하며 생산공정 전반에 걸쳐 국내와 동일한 안전 및 품질관리 체계를 적용 중이다. 여기에 5000명에 달하는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의 근면함이 더해졌다.  


 
참고로 베트남 중부 칸호아성에 위치한 현대베트남조선은 99만2000여㎡(약 30만 평)의 부지에 40만t(DWT)급 도크 1기와 10만t(DWT)급 도크 1기, 1.4㎞의 안벽을 갖추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베트남조선소의 전경. 사진 HD현대

현대베트남조선소의 전경. 사진 HD현대

 

현대베트남조선의 올해 매출 목표는 5억4380만 달러(약 7000억원)다. 또 총 13척의 선박을 인도할 계획이다. 지난해 700t급 골리앗 크레인을 신설하는 등 설비도 꾸준히 확장 중이다. 오는 2025년에는 20척 건조 체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이종찬 현대베트남조선 대표는 “200척 수주 육박이란 성과는 현대미포조선의 지속적인 기술 및 노하우 전수와 더불어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의 높은 교육열과 근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베트남과 한국의 조선 산업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은 물론 현지 지역사회에도 꾸준히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