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대형마트 시식대에서 불닭볶음탕면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삼양식품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추억의 맛’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단종 후 재출시한 먹거리들이 인기다. 좋아하는 상품과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팬슈머’(팬+컨슈머)의 영향력이 커지자 식품 업계는 적극적으로 재출시 요청에 화답하고 있다.
2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 6월 재출시한 ‘불닭볶음탕면’은 3개월 만에 600만 개 넘게 팔렸다. 2016년 국내·외 동시 출시했던 이 제품은 초기 반응이 해외에서 더 좋았고, 삼양식품은 주력 상품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에선 판매를 중단했다. 2018년엔 봉지면을, 지난해엔 용기면을 단종했다.
이후 삼양식품 공식 홈페이지에는 불닭볶음탕면을 재출시해 달라는 글이 1000건 넘게 올라왔다. 불닭 맛에 마늘의 풍미를 추가한 걸쭉한 국물로 마니아층이 탄탄해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재판매를 결정한 첫 상품”이라며 “재출시 초반부터 기대를 뛰어넘는 판매 추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가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립파이 초코’를 8년 만에 재출시했다. 사진 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가 8년 만에 재출시한 ‘립파이초코’도 100일 만에 180만 케이스 넘게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 처음 나온 립파이는 2015년 단종됐으나 소비자들 요청으로 지난 5월 다시 출시됐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가움과 더불어 업그레이드된 맛과 품질이 인기로 이어졌다”며 “기존 비스킷 아랫면에 초콜릿을 코팅해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맛을 더했다”고 말했다.

농심켈로그가 추억의 시리얼 ‘허니첵스’를 재출시했다. 사진 농심켈로그
팬슈머와의 소통이 매출로 연결된다는 점이 확인되자 식품 업계는 재출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2018년 단종했던 시리얼 ‘허니첵스’를 최근 다시 내놓았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2020년 소비자 요청에 따라 ‘첵스 파맛’을 출시한 데 이어 또 한 번 팬슈머에 응답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슈퍼에서 단독 판매한다.
정식품도 지속적인 고객 요청에 따라 ‘녹차 베지밀’을 재출시했다. 2000년 출시 이후 2010년 단종될 때까지 2억2500만 개 이상 팔렸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정식품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23년 전 출시했던 녹차 베지밀의 맛을 똑같이 구현한 제품을 한정 판매한다.

정식품이 ‘녹차 베지밀’을 재출시하고 한정 판매한다. 사진 정식품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판매량이나 비용 문제로 단종했던 제품을 다시 내놓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마니아층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재출시가 트렌드가 됐다”며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개선된 품질을 선보여야 꾸준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