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받아 온 화웨이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로부터 공급받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시내 한 쇼핑몰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메이트60 프로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08/5e6e5eb4-2023-48b6-841c-b01ab78cc8a4.jpg)
미국의 제재를 받아 온 화웨이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로부터 공급받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시내 한 쇼핑몰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메이트60 프로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최근 7나노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5세대(5G)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선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 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이 제품을 해체 분석한 결과 SMIC가 제조한 ‘기린 9000S’ 칩이 탑재됐다고 보도했다. SMIC는 중국 1위, 세계 5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다. 테크인사이트는 이 칩에 대해 “세계 최첨단 기술보다 2∼2.5단계 뒤처진 것이며 중국 정부의 자국 내 반도체 생태계 구축 노력이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뺨을 때리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이 최첨단 기술보다 약 8년 뒤진 14㎚ 칩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 왔다. 2019년부터는 화웨이와 SMIC를 블랙리스트(거래 제한)에 올려 관리했다. 하지만 이런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은 기술 격차를 8년에서 5년으로 줄인 것이다.
백악관 “안보 초점 맞춰 기술규제 계속”
중국 반도체 기술의 급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와 기업의 막대한 투자가 있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1615억 위안(약 29조4123억원)을 투입했다. 전체 매출 6423억 위안의 25%에 육박한다. 지난 10년간 R&D 투자액은 총 9773억 위안으로 이는 알파벳(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계 4위다.

신재민 기자
미국 내에선 제재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은) 미국의 기술 없이는 생산할 수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SMIC가 상무부의 해외 직접제품 규칙(FDPR)을 위반했을 수 있다”며 “상무부는 화웨이와 SMIC에 대한 모든 기술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도 이날 “SMIC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국의 지적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중국도 미국의 제재에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중앙정부 기관 소속 공무원은 몇주 전부터 업무용 기기로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닉스 “화웨이폰 관련 경위 파악 중”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는 7 나노미터 프로세서로 구축된 SMIC의 신형 칩‘기린 9000S’로 구동된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08/38f53150-cb96-4868-b7c5-2c11a618267e.jpg)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는 7 나노미터 프로세서로 구축된 SMIC의 신형 칩‘기린 9000S’로 구동된다. [중앙포토]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2020년 9월 이후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으며 미국 수출 규제를 철저히 준수한다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중국으로 이미 유입된 하이닉스의 제품을 대리점이나 영업점 등을 통해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대량의 물량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