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연합뉴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로 전주(89.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 말부터 25주 연속 상승한 뒤 지난주부터 2주 연속 내린 것이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5개 권역별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지난주 91.5에서 이번 주 91.8로 0.3포인트 올랐다. 도심권은 전주와 같은 92.2를 기록했다.
반면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 속한 동북권은 지난주 87.8에서 이번 주 87.3으로 내렸고, 같은 기간 서북권과 서남권도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발표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도 1.03%로 전월(1.31%)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강남 3구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 일부를 제외하고 추격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거래가격도 횡보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6억500만~7억5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달에도 이와 비슷한 6억500만~6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중계동 ‘양지대림’ 전용 114㎡는 지난 6월 10억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그보다 낮은 10억2900만원에 팔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2분기 이후 단기간 집값이 급등해 상승 동력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 여파로 아파트 매물도 쌓이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3200건으로 조사됐다. 한 달 전(66837건)보다 9.5% 늘어난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말 7만 건을 돌파했는데, 이는 아실이 집계를 시작한 202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함 랩장은 “다만 여전히 서울에서 집값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하락 전환을 논하기엔 섣부르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급매물이 소진된 데다 고금리에 역전세난, 건설사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등 악재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 서울의 집값 반등 탄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