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3일 일본 도쿄 집무실에서 개각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처음으로 여성 5명을 각료로 임명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3월과 5월 동남아시아 모처에서 북한 노동당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두 차례의 비공식 접촉에서 양측은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북한은 관련 대화에 의욕적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 두번째 접촉 직후로 추정되는 지난 5월 27일 기시다 총리는 이례적으로 “(북ㆍ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북측과) 고위급 협의를 하고 싶다”고 밝혔고, 이틀 뒤 북한도 외무성 부상 담화를 통해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하면서 양측 간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이후 일본 측은 기시다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타진하기 위해 평양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 “이미 해결이 끝났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관측된다.
북·일이 두 차례 비밀 접촉을 가진 이후 김정은이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북ㆍ러 간의 급속한 밀착을 시도하면서 북ㆍ일 간에 진행됐던 관련 논의가 중단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일 접촉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29일에도 유사한 보도를 했는데, 이에 대해 일본 총리 관저 관계자는 비밀 접촉 가능성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추가 보도와 관련해선 기시다 총리가 직접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는데, 이를 놓고 외교가에선 일본 측이 북한과 관련 논의를 지속할 의지가 있음을 의도적으로 시사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