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려 망고 씨. 사진 바이두
빗질부터 일광욕까지, 정성으로 탄생하는 ‘반려 망고 씨’

반려 망고 씨 만드는 과정. 사진 바이두
혹자는 망고를 먹고 남은 씨를 씻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과정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 우선, 반려 망고 씨로 만들기 적합한 망고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이다. 추이 씨는 “털이 보송보송한 작은 망고를 골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망고 씨가 망가지지 않도록 칼 대신 손으로 껍질을 벗겨야 한다”라며 “같은 이유로 망고를 먹을 때도 이로 베어 무는 것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때 약간의 과육을 남겨 두는 게 팁”이라며 “그래야 칫솔로 닦아낼 때 과육을 한 번에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다음 과정은 망고 씨를 흐르는 물에 세척하고 보디워시나 샴푸로 ‘클렌징’해주는 것이다. 린스를 사용해 털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찬바람으로 드라이하면서 빗질해 준다. 추이 씨는 “내 머리를 감을 때도 이렇게 공을 들이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기본 반려 망고 씨부터 햄스터, 강아지 등 다양한 동물로 변신한 반려 망고 씨. 사진 화룽왕
마지막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추이 씨는 “오래 만지다 보면 털이 엉키므로 빗으로 빗겨주고 털을 다듬는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일광욕도 시켜 준다”라며 자신만의 반려 망고 씨 관리법을 밝혔다.
먹고 남은 망고 씨가 쓰레기통 대신 中 MZ 품으로 간 이유

지난해 중국 대학생 사이에서 유행한 종이 박스 강아지. 사진 즈후
최근 중국 MZ세대가 선호하는 반려 대상은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모두 평범한 생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일 정기적으로 먹이를 줄 필요가 없고, 배설물을 치워줄 필요도 없으며 생로병사의 걱정도 없다. 돌보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지만, 반려동물을 가꾸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걱정이 필요 없는’ 반려동물을 선택하며 정신적, 금전적 부담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中 MZ는 ‘돌봄’ 홀릭?

반려돌은 중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반려 무생물이다. 사진 샤오훙수
중국 SNS 플랫폼 샤오훙수에 ‘반려돌’을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3만 건이 넘게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반려돌에 눈을 달아주고 모자를 씌운 후 사진을 찍어 자랑하고, 반려돌의 이름을 공모받는다. 인기 있는 반려돌 게시물에는 수만 개의 좋아요는 기본이다.
이 외에도 소라게, 햄스터 등 반려 소동물을 키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작은 케이지나 어항에 키울 수 있어 큰 면적을 차지하지 않고, 소량의 먹이를 주거나 2~3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기만 하면 되어 1인 가구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슷한 이유로 생명력이 강한 공 모양의 식물 ‘마리모’도 인기다.
떠오르는 中 ‘반려 무생물’ 시장
반려 무생물은 반려인이 직접 생산하거나 꾸며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많은 이들이 반려 망고 씨를 만드는 수작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낀다. 이는 반려동물을 키울 때 느끼는 심리적 안정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반려 망고 씨 키우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즐거움을 얻는 취미 활동이다. 나의 정성으로 망고 씨가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있다.
다소 황당한 ‘반려 망고 씨 키우기’는 소셜 미디어를 타고 많은 사람의 동참을 이끌었고, 일종의 사교 활동으로 발전했다. 중국 MZ세대는 반려 망고 씨 튜토리얼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평소 부족한 감정적 교류를 보충하고 고독을 극복하고 있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