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X'에 올린 글 하나 때문에…13억원 물어줄 판, 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때문에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3일(현지시간) AP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22세 청년 벤저민 브로디는 머스크를 상대로 최소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브로디는 머스크가 지난 6월 SNS에 자신이 극우 시위대에 숨어들었다는 허위 주장을 담은 게시물을 퍼뜨린 탓에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엑스에는 오레곤 지역에서 프라이드(성소수자) 축제가 열리자 극우 시위대가 맞불 시위를 하며 대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극우 시위 참가자 중 한 명이 브로디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발 나아가 브로디의 SNS에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정부 기관에서 일하고 싶다”고 적혀 있는 것을 근거로 해당 시위가 우익 단체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당국이 꾸며낸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일론 머스크가 피소하는 계기가 된 문제의 게시글. 머스크가 리트윗한 원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X 캡처

일론 머스크가 피소하는 계기가 된 문제의 게시글. 머스크가 리트윗한 원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X 캡처

 
머스크는 브로디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재게시하며 “(정부 기관에 들어가길 원하는) 대학생인 것처럼 보인다. ‘거짓 깃발(false flag)’일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의혹에 불을 붙였다. 

‘거짓 깃발’은 적대적인 행동을 한 뒤 이를 마치 다른 사람이 저지른 것처럼 보이도록 꾸미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에 브로디는 자신이 해당 시위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머스크가 엑스에서 자신을 언급한 뒤 잇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브로디는 “머스크의 무분별한 태도와 처벌받지 않는 허위 진술 패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고 극단적인 요소들에 대한 그의 관심으로 인해 무고한 개인들이 공격당하고 그들의 세상이 뒤집히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머스크는 2018년에도 당시 트위터에서 자신을 비판한 영국의 한 동굴 탐험가를 근거 없이 소아성애자로 낙인찍었다가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괴한의 습격을 당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남편을 모욕하는 음모론을 퍼뜨렸다가 비판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