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자이언트 판다 7마리가 살고 있다. 이 중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있는 3마리는 임대 계약 종료에 따라 오는 12월 초 중국에 돌아갈 예정이다.

내년말이 되면 미국에 판다가 한 마리도 남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세계 판다 팬들이 뽑은 인기 1위 '샤오치지(작은 기적)'가 미국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은 "추가 임대가 이뤄질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에 있는 4마리도 내년 말 임대 계약이 끝나는데, 마찬가지로 임대 연장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2019년,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은 올해 초 각각 판다를 중국에 반환했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 월드에서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특식과 간식을 먹는 모습. 최기웅 기자
특히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후 미국에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하면서 판다는 미·중 우호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미국이 중국을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하고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하면서 양국 관계는 긴장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판다 임대 정책도 영향을 받게 됐다.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선임연구원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자 중국이 신호를 준 것일 수 있다"면서 본국으로 판다를 귀환시켜버리는 움직임을 '징벌적 판다 외교'로 규정했다. 판다의 열혈 팬 입장에서는 자국 동물원에서 판다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이 징벌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다.
20년간 美 대여했던 '러러' 사망에 中 여론 악화도

올해 숨진 미국 멤피스 동물원의 판다 러러. 로이터=연합뉴스
사인은 심장마비로 판명됐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 동물원에서 러러를 학대해 숨졌다"면서 미국 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 미국에 있던 암컷 판다 야야는 임대 기간 만료로 최근 중국으로 돌아왔다.

영국 에든버러 동물원에 사는 판다. 사진 에든버러 동물원=연합뉴스
세계 모든 판다는 중국의 소유다. 중국은 외국에 통상 10년 단위(갱신 가능)로 판다를 임대한다. 1983년 워싱턴 조약 발효로 판다 등 희귀동물을 다른 나라에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되자 돈을 받고 장기간 빌려주는 형태가 됐다. 연간 임대료는 한 쌍당 100만 달러(약 14억원)~200만 달러(약 27억원)다. 현재 19개국에 65마리의 판다가 임대 중이다.
한국 사는 푸바오도 내년 中 반환 예정
한국 에버랜드에 사는 푸바오는 만 4세가 되는 내년에 번식을 위해 중국에 반환될 예정이다. 앞서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암컷 판다 아이바오와 수컷 판다 러바오를 한국에 보냈다. 이들 사이에서 2020년 7월 태어난 푸바오는 사육사와 보여주는 좋은 '케미'로 사랑받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온 판다 '아이바오'와 '러바오'. 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