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왼쪽부터), 김 부위원장,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위원장. 연합뉴스
4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국제결제은행(BIS)과 협력해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CBDC가 예금ㆍ결제 등 실제 금융거래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법적ㆍ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실험에 나선다는 의미다. 1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날부터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참가 은행 등을 선정해 내년 4분기에는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참가 인원이나 금액ㆍ기간 등에 제한을 두기로 했고 세부 계획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현재 은행들은 한국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을 거래하고 결제한다. 이와 유사하게 한은이 기관용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금융회사 등이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예금 토큰을 활용하게 된다. 고객들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계좌를 개설하듯이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예금 토큰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예금 토큰은 언제든지 해당 은행의 일반 예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부장은 “예금 토큰은 조건부 지급 방식의 기부금, 명의와 자금이 동시에 이전돼야 하는 중고차 매매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BDC 연구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BIS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세계 중앙은행의 절반 이상이 CBDC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약 24개국 이상이 CBDC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이용 감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확산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한은도 2020년 이후 CBDC 연구에 착수했고, 특히 이번 테스트는 BIS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CBDC 도입이 확정된 건 아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한국에서 합리적인 안이 만들어진다면 글로벌 모범답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며 “한국이 제일 먼저 CBDC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잘하는데 더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