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팠다" 머스크 한탄…"사이버트럭, 테슬라엔 이미 악몽" 왜

미 샌디에이고 쇼룸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로이터=연합뉴스

미 샌디에이고 쇼룸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오는 30일(현지시간) 픽업트럭 신차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행사를 연다.

첫 배송 행사라고 해서 테슬라가 이 차량을 대량 생산하는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양산 방법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사이버트럭은 이미 테슬라에게 생산 악몽(production nightmare)”이라고 전했다. 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한탄할 정도로 사이버트럭 양산이 험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스테인리스스틸 차체다. 머스크는 2019년 11월 21일 초경량 스테인레스스틸을 차체에 적용한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이 자동차는 총알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테슬라는 외부 도장도 없이 이 소재 그대로를 쓰기로 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에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힐 만큼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는 일반적인 소재보다 무거운 스테인리스스틸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초경량 합금을 개발하긴 했지만, 여전히 강도가 높아 성형과 용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완전한 방탄이 가능한 두께로 만들려면 성형과 조립이 더 어려원 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19년 11월 일론 머스크 CEO가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2019년 11월 일론 머스크 CEO가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머스크는 지난달 중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우리는 사이버트럭으로 우리 자신의 무덤을 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제품·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더 캐어랩의 에릭 노블 사장은 “사이버트럭에서 명백히 드러난 문제는 콘셉트 자체”라며 “스테인리스스틸 마감, 엉뚱한 짐칸 구성, 엉뚱한 루프 라인 등 이 모든 것은 픽업트럭 시장이 요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차가 도로에서 다니기 시작하면 차수리도 어려워 질 거라고 분석했다. 스테인리스스틸의 단단한 재질과 두께는 찌그러짐과 긁힘에 더 강할 수 있지만, 일단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기면 복원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의미다. 또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다룬 경험이 있는 수리 공업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이버트럭이 출시되면 “사람들이 이 (수리) 작업을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소개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내년에 사이버트럭 인도량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정확한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머스크는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사이버트럭처럼 정말 특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모방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며 “자동차 자체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도 발명해야 한다. 미지의 영역일수록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사이버트럭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블룸버그는 “현재 사이버트럭이 전시된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테슬라 쇼룸에는 이 차의 실제 모습을 가까이서 보려는 방문객들이 수십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선보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사진 테슬라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선보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사진 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