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자동차 제작증과 구매계약서 등 서류만 갖추면 환경부 저공해차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가로챌 목적으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중국에서 배터리가 부착되지 않은 차체 200여대를 들여왔다. A씨는 이 중 92대를 실제 완성 차량으로 제작해 판매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지자체로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아냈다. 보조금을 많이 주는 대구(74대)·김포(10대)·용인(8대)에 자동차를 등록하는 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 ‘깡통’ 차체를 대당 3000만원에 들여온 뒤 5000~7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대당 2000~4000만원씩 수익을 올린 셈이다.

자동차 수입·제작사 대표 A씨가 수입해온 배터리가 없는 차량. 사진 관악경찰서
A씨는 이후 차체 60여대를 대구, 김포, 용인, 평택 등지의 창고에 보관했다가 순차적으로 배터리를 장착, 학원 버스나 캠핑카 등으로 판매했다. 30대 남짓의 차량은 김포·용인·평택 등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 그대로 방치된 상태로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을 도운 공범 35명도 공정증서원본 부실기재죄 등 혐의로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A씨는 이들의 명의를 빌려, 이들에게 전기차를 판매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한 뒤 공장에 방치되어 있는 승합차들. 사진 관악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