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서 피흘리며 쓰러진 남성…'만삭' 경찰 부부가 살렸다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소속 문강건 경장(왼쪽),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 소속 김재은 경장. 뉴스1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소속 문강건 경장(왼쪽),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 소속 김재은 경장. 뉴스1

경찰 부부가 비번 날 전철역에서 쓰러진 남성을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구조한 사실이 전해졌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소속 문강건 경장(32)과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 소속 김재은(27) 경장 부부는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승강장 앞에서 쓰러져 있던 30대 남성 A씨를 목격했다.

당시 A씨는 숨을 쉬지 않았고 의식이 없었다. 입 주변에는 피가 흥건했다.

문 경장은 만삭인 아내 김 경장과 근무가 없는 날 나들이를 나왔다가 현장을 목격했다. 문 경장은 CPR을 시작했고 아내에게 CPR 시작 시각과 현재 시간을 계속 확인하라고 요청했다. 시민들에게는 자신들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119 신고를 부탁했다.

문 경장 부부가 CPR을 하자 시민들은 A씨의 양쪽 팔다리를 주무르고 바닥에 흘린 피를 닦았다.


CPR을 한 지 4분이 지나자 A씨의 심장이 다시 뛰었고 몇 분 뒤 A씨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무사히 인계됐다.

문 경장은 “아버지도 뇌출혈로 쓰러지셨는데 골든타임을 놓쳐서 후유 장애를 얻었다”며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서 산소가 공급된 시간을 계속 체크하면서 CPR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시민이 있으면 바로 조치해야 한다고 배워서 몸이 바로 반응한 거 같다”며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